임신이 아니라 질염이라니

18. 속도위반 재혼 실패담

by이예은


자연 임신은 축복이지.


범블의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눌 때부터 G와 나는 결혼과 출산을 동일시했다. 나는 자녀를 원하지 않는 사람과는 결혼을 (또) 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고, 그는 당연히 아이도, 결혼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함께 살아갈 사람을 관찰하는 마음은 조심스럽고 까다로운 데 반해,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은 대바카라 없이 낭만적이고 조급하다.


노산의 기준이라는 만 35세(그것도 임신이 아니라 출산 연령이라고 한다)도 지났으니 하루, 아니 한 시라도 빨리 시도해야겠다는 압박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다. 최근 들어 28일에서 짧게는 25일까지, 눈에 띄게 준 생리 주기도 난소 노화의 징조 같아 한층 더 불안해졌다.


그래서 G와는 피임을 하지 않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생리는 어김없이(그리고 눈치도 없이) 찾아왔다. 엽산과 코큐텐 10, 오메가가 몇 번이고 떨어져, 다시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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