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곧 올 것 같은 시기의 마음가짐

요즘의 나

by이주원

우울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에너지가 낮아지는 게 곧 우울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전구증상들이 있어서 눈치를 챌 수 있다. 수면제를 먹지 않아도 잠이 들고, 고양되었던 에너지가 꺼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생각의 속도도 조금씩 느려지고, 뭐든 하고 싶은 마음도 줄어든다. 그러다 한 번씩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훅 떨어지는 날들이 찾아온다.


자고 나면 다음 날은 다시 괜찮아져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행이다. 그냥 피곤했던 거구나.’ 하고 안도한다. 그런데 자고 나도 괜찮아지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는 우울이 온 것이다.


우울이 찾아오면 기꺼이 수용하고 자리를 내어줘야지.

그렇게 수천 번 다짐해보았지만, 이렇게 활기차게 지내다가 우울이 오려는 낌새가 느껴지면 온몸으로 저항하는 나를 본다.


너무 싫다.


막을 수만 있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다. 내가 정성껏 가꿔놓은 꽃밭에 누군가 똥을 한 바가지 퍼붓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일상이 우울 때문에 다시 엉망이 될 것 같아서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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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성장애로 감정의 진폭을 안고 살아갑니다. 잘 버티는 날보다, 자주 흔들리는 날들을 씁니다.상담사이고 엄마이지만, 여전히 나도 잘 모르는 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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