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슬아 작가가 한 세바시 강연의 클립을 보며 유한함에 대해 생각했다. 유한함이 있는 인간의 아름다움. 인공지능과는 다른 인간의 유한함과 상처받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관점을 생각할 수 있지? 정말 대단하다.
나는 유한함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던 것 같다. 마치 영원히 살 사람처럼, 노력하면 다 된다고 믿으며 달려왔다. 신체의 유한함, 시간의 유한함, 능력의 유한함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걸 느끼지 못할 정도로 능력도 에너지도 많았던 것 같다. 주위 환경도 좋았고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때는 그냥 마음먹으면 다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하면 됐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했다. 시간이 부족하면 조금 덜 자고 더 하면 됐고, 피곤하면 조금 더 참으면 됐다. 내가 가진 에너지가 언제 바닥나는지, 내 몸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양극성장애가 찾아왔고, 나는 아주 강제로 나의 유한함을 마주하게 되었다.
직면.
에너지를 다 쓰면 어김없이 가라앉았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많아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고, 해야 할 일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아, 나도 유한한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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