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화를 삼키는 사람이 되었을까?
오늘 대상관계 이론의 사례개념화 강의를 들었다.
강의에서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소화하지 못하는 감정과 욕구는 밖으로 뱉어낸다’는 말이었다. 강의를 들으며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왜 화를 소화하지 못할까?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니 아주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빠른년생이라 네 살에 유치원에 들어갔다. 같은 반 친구 중 한 명이 자신은 다섯 살이니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같은 반인데 언니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담백한 거절이었다.
그 일 이후 그 친구는 나를 따돌렸던 것 같다. 유치원 사진을 보면 나는 늘 혼자 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왕따를 당해서 괴로웠던 기억은 거의 없다. 대신 한 장면만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다 함께 찍은 사진에서 어딘가를 쏘아보던 그 아이의 표정이었다. 나를 향한 시선이 아닌데도 내 눈에는 꽤 무섭게 느껴졌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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