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있는 성취

by오성진

지식으로 얻은 것이 삶의 지혜로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카라을 읽는다든지 좋은 말씀을 들었지만, 잠시의 즐거움과 평안함을 누리고 나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현실이죠.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강변을 해도 이것은 우리의 뇌가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라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100년 전의 독일의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배운 것을 바로 다시 학습하지 않으면 기억에서 급속하게 소멸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뇌를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가 없었지만, 그의 연구는 현대의 뇌과학에서 입증이 되고 있습니다.


인간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인간은 꾸준히 발전해 오고 있는데, 무엇을 향해 가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곳을 향해 가야만 인류는 행복한 삶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일까요?

이것을 규명하는 연구가 여러 곳에서 이루어져 왔습니다만, 8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연구로서 하버드 대학의 성인발달연구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연구의 바카라임자로서 긴 세월을 이끌어 온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행복의 완성'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많은 연구결과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티베트의 지도자이죠. 우리나라도 일본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피지배 민족의 아픔을 어떤 나라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지배를 받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행복하지 못하다고 해서 삶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죠.

또한, 행복이라는 것은 환경 자체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과정에서 얻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은 삶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

달라이 라마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앤 해링턴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과학이 진실을 깊이 탐사하면 할수록

'자비' 같은 개념은 더욱 부적절해지더군요"

라고 놀림조의 질문을 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달라이 라마는

"내가 인간 본성이 기본적으로 자비롭다고 말할 때, 나의 믿음은 경험적 관찰에 근거합니다"(주 1)

라는 말을 통해서 피지배와 억압을 경험한 희생자로서 답변을 했습니다.


달라이 라마가 이런 답변을 한 것이 단지 질문자에 대한 응수에 불과했을까요?

삶의 기쁨이라는 것을 느끼기 힘든 상황을, 지도자라는 입장에서 강변하기 위한 답변이었을까요?


우리는 평안한 세상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고 믿고 있지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만일 평안한 날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사람의 삶은 자극이 없으면 점점 무너져갑니다.

우리는 지독히도 힘들고 가난한 시절을 넘어서 세계에서 매우 잘 사는 기적을 이루는 시대에 들어와 있습니다

국방력도 매우 강하고, 문화 수준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

우리나라만큼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도 별로 없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누릴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지요.

어떤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이어가기가 어려운데 무슨 말이냐고 생각할는지 모릅니다만,

굶어서 죽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우리 슬롯가 그런 사람을 그냥 던져 놓고 있지는 않지요.


왜 행복한 속에서 표정은 어두울까

그런데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밝은 모습이 생각보다 많이 안보입니다.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지금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행복이 무엇입니까?

행복 호르몬이라고 하는 도파민과 옥시토신을 조금만 주입해도 우리는 행복감에 빠져서 살아갈 수가 있지요.

그렇지만 그것으로 행복을 가지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왜 마약에 취해서 사는 것을 원하지 않을까요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행복은 성취가 있을 때 얻어집니다.


마틴 샐리그만은 웰빙, 다시 말해서 행복한 삶의 전도사인 심리학자입니다.

그가 제안한 웰빙을 배우고자 세계 각지에서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면서, 자기의 바쁜 시간을 뒤로하고 그의 세미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의 웰빙을 이해한 사람들은 삶을 매우 행복하게 누리고 지냅니다.


그런데, 그가 제안한 웰빙의 이론에 빠진 것이 있다고 누군가가 지적을 했습니다.

그의 세미나에 참가한 우수한 CEO인 세니아 메이민입니다,

"선생님, 성취라는 것이 빠졌습니다." (주 2)


자기에게 배우고 있는 병아리 같은 수강생이, 긍정심리학을 이끌고 있는 대 교수에게 그런 지적을 했을 때, 아마도 웬만한 사람이라면,

"당신이 뭘 알아?" 하고 귀를 막아버리기 쉬울 겁니다.

더욱이 마틴 셀리그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입니다.

오죽하면 면전에서 면박을 당한 그의 제자가 집에 가서 펑펑 울었을까요. (주 3)

그런데 세니아 메이민이 성취가 빠졌다는 것을 지적했을 때, 샐리그만은 아주 흔쾌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긍정심리학에 성취의 개념을 추가하기까지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리가 "잘 살아 보자"라는 구호로 경제개발을 해 나가던 시절을 기억해 보면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농촌의 어디를 가도 논밭이 반듯반듯합니다.

그리고 볏짚단으로 덮인 지붕을 볼 수 있는 곳은 테마 공원 정도이죠.


아무리 향수에 젖어서 구불구불한 길을 걷고 싶고, 초가지붕의 집에 살고 싶다고 해도, 실제로 그러한 환경에서 평생을 살지는 못할 겁니다. 불편하고 위생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집의 벽은 짚단에 황토를 이겨서 만들고, 자갈들로 보강을 합니다. 지붕은 추수하고 난 후의 볏짚단을 엮어서 얹습니다. 보기에는 운치가 있지요.

하지만 그 집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그 속에서 산 것은 아닙니다.

가난했기 때문이었죠.


이러한 환경을 우리는 새마을 운동이라는 것으로 바꾸어 가면서, 성취의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아왔던 것이죠. 정부주도로 이루어진 운동이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런 꿈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 온 김준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운동을 하는 동안에 우리 국민은 미래에 대한 기대로 행복했습니다. 만일 교도소에 복역 중인 사람들을 동원해서 했다든지, 국가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을 동원한 운동이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행복은 물질적인 결핍이 지나치지 않는 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바라보면서 성취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에서 얻어지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성취는 자기만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취의 열매를 함께 누릴 사람들을 마음에 품을 때 얻어지는 것이죠.


한 때 자기 계발 서적이 서점가의 서가를 가득 채운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런 서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요. 그렇지만 자기 계발 서적으로 행복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여러분은 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기 계발의 목적이 자기만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달라이 라마가 "경험에 근거한 믿음"이라고 한 말의 깊은 뜻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그의 마음에는 '자기'라는 생각이 아마도 아주 조금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사람들을 위한 자기의 할 일을 생각하는 자기 일 겁니다.

그러한 마음에서 그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죠,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있을 때 가슴을 채우는 행복한 마음을 그는 보았고, 또 경험을 했던 것이죠.


성취와 자비로운 마음과는 관계 없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행복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비로운 마음으로 나누고자 할 때, 진정한 성취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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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행복의 완성, 조지 베일런트 저, 김한영 옮김, 흐름출판 출간, p140, 2011

주 2. 플로리시, 마틴 셀리그만 저, 우문식 우상윤 옮김, 물푸레 출간, 2020

주 3. 그릿(GRIT) 앤절라 더크워스 저, 김미정 옮김, 비즈니스북스 출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