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3부. 디자이너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제작자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2019년, 스포티파이는 디자인 조직을 개편했다.
비주얼을 만드는 역할과 경험을 설계하는 역할이 분리되었고, 무게중심은 분명하게 후자로 옮겨갔다. 제작 중심 직무는 축소되고 통합되었으며, 문제 정의와 전략에 가까운 직무는 늘어났다. 스포티파이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에어비앤비, 우버, 구글, 메타. 2010년대 후반부터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의 디자인 조직 개편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통합 직군이 표준이 되었고, 그 직군 기술서의 첫 줄은 비주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이었다. 만드는 디자이너보다 생각하는 디자이너를 원한다는 신호.
그리고 2023년 이후, AI가 이 이동에 가속을 붙였다. 제작의 한계비용이 0을 향해 떨어지자, 제작 역량의 시장 가치도 함께 떨어졌다. 조직들은 묻기 시작했다. 시안을 만드는 사람이 다섯 명 필요한가, 시안을 판단하는 사람 한 명이 필요한가.
디자이너의 역할이 바뀌고 있었다. 이 장은 그 변화의 지도다.
제작자에서 정의자로
디자인의 역사를 돌아보면 역할의 무게중심이 단계적으로 이동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바카라의 전반부를 역할의 관점에서 다시 읽으면 이렇다.
공예와 초기 산업 디자인의 시대(2~5장)에 디자이너는 제작자였다. 손의 능력이 핵심이었다. 좋은 디자이너란 잘 만드는 사람이었다.
UX의 시대(7장)에 디자이너는 설계자가 됐다. 손보다 논리가 중요해졌다. 좋은 디자이너란 잘 구조화하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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