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장 디자이너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18 3부. 디자이너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by이규현

17장

디자이너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툴의 시대

2012년,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reative Suite)를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reative Cloud)로 전환했다.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구독 서비스가 된 것이다. 업데이트는 빨라졌고, 진입 비용은 낮아졌고, 유튜브에는 튜토리얼이 폭발했다. 이어서 피그마가 등장해 협업을 브라우저 안으로 가져왔고, 캔바는 디자인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 12장에서 본 그 민주화의 도구적 토대다.

이 과정에서 조용한 등치가 일어났다. 툴을 배우는 것이 디자인을 배우는 것과 동일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피그마 잘 써요?" "포토샵 몇 년 했어요?" 디자이너 채용 인터뷰에서 가장 자주 오가는 질문들이다. 채용 공고의 자격 요건 첫 줄에는 툴 이름들이 나열된다. 학원의 커리큘럼은 툴 별로 짜여 있고, 자격증도 툴 별로 발급된다. 툴 숙련도가 디자이너 역량의 대리 지표가 됐다. 측정하기 쉬운 것이 측정해야 할 것을 밀어낸 전형적인 사례다. 사고력은 면접 30분으로 측정하기 어렵지만, 피그마 경력은 이력서 한 줄로 확인되니까.


레시피를 외우는 교육

요리를 배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레시피를 외우는 것이다. 감자 200그램, 중불 7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결과물이 일정하다. 그러나 레시피에 없는 재료가 등장하면 막힌다. 감자가 없으면 그 요리는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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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이자 창업가. 브랜드를 만들고 가르치며 살아갑니다. 인간의 창조성과 먹고 사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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