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9 데이터

그냥 옆에 두고 내 길 가는 거지.

by교주

그날도 고무금의 침묵치료실은 노래를 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탬버린은 날카롭게 울렸고, 그 옆에서는 누군가 마라카스를 흔들어댔다. 엄마는 방 한가운데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이끌고 있었다. 벽에 걸린 시계 초침은 움직이고 있었지만, 무금에게는 방 안의 모든 소리가 한꺼번에 자기 쪽으로 밀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클립보드를 보던 무금은 글자가 한 줄씩 흔들리는 것 같아 바카라상 모서리를 움켜쥐었다. 탬버린이 다시 울렸지만, 아무도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무금은 자리에서 일어나 묵음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헤드폰을 썼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헤드폰이었다. 방음벽 너머의 음악은 희미해졌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귀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무금은 두 손으로 헤드폰을 귀에 바짝 눌렀다.


“아…….”


숨이 짧아졌다. 의자에 앉으려 했지만 무릎이 제대로 굽혀지지 않았다. 그는 벽 가까이에 웅크려 앉아 머리를 무릎 사이로 숙였다.


“아…… 아…….”


밖에서는 노래가 절정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엄마는 박수를 치다가 문득 무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이크를 든 사람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손짓을 했지만 노래는 계속됐다. 엄마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묵음실 문을 열었다. 아들을 보는 순간 엄마의 얼굴이 하얘졌다.


“무금아!”


무금은 대답하지 못했다. 헤드폰을 누른 두 손이 떨리고 있었다. 엄마는 곧바로 돌아서 치료실로 뛰어나갔다. “음악 끄세요!” 노래하던 사람은 마이크를 든 채 엄마를 바라봤다. 반주가 계속 흘렀다. “끄라니까!” 엄마는 문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다 나가세요. 오늘 끝났어요.” 엄마는 마이크를 빼앗고 탬버린을 든 사람까지 문밖으로 밀어냈다. 조금 전까지 치료실을 가득 채우던 사람들이 복도로 쫓겨났다. 마지막 사람이 나가자 엄마는 문을 닫았다. 치료실이 조용해졌다.


엄마는 조금 열린 묵음실 문고리를 잡았다가 놓았고, 다시 잡았다. 안으로 들어가려다 멈춘 엄마는 문을 그대로 둔 채 휴대전화를 꺼내 도인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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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을 삶으로 번역하고, 멈춤과 고통까지 능동적인 움직임으로 바꾸는 작가! — 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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