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결정을 기다리는 연습
오햄릿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양말을 찾고 있었다. 서랍을 두 번 열었다 닫고 침대 밑까지 본 뒤, 식탁 의자에 걸린 양말을 발견했다. 어제 자기가 벗어놓은 것이었다. 햄릿이 한쪽 발을 들고 양말을 신으려는데 엄마 엘리노어가 부엌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그거 말고 서랍 속에 있는 회색 양말!”
햄릿의 발이 공중에서 멈췄다. “오늘 비 오잖아.” 양말과 비가 무슨 관계인지 알 수 없었지만 엘리노어에게는 모든 것에 관계가 있었다. 회색은 바지와 더 잘 맞고, 비 오는 날에는 차분하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바로 바꿔 신었을 햄릿은 말했다.
“이것도 괜찮아.”
햄릿은 반쯤 걸친 양말을 끝까지 잡아당기고는 손으로 발을 탁탁 치며 쓸어 올렸다. 엘리노어는 아들을 힐끗 봤다. 토스트를 접시에 놓는 얼굴에 작은 의문이 스쳤다. “그래, 알았어.” 햄릿의 어깨가 살짝 들썩였다.
식탁 맞은편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오한은 안경 위로 아들을 한 번 바라봤다. 햄릿이 신발끈을 묶는 동안 엘리노어는 토스트가 담긴 접시를 남편 앞에 놓으며 오늘은 비가 올 테니 차를 두고 가라고 했다. 오후에 있는 병원 약속도 미루는 게 낫겠다는 말이 뒤따랐다. 오한은 신문을 반으로 접고 대답하려 했지만, 엘리노어는 이미 예약 시간을 바꾸겠다며 휴대전화를 찾고 있었다.
“여보, 나는 오후에—”
“비 온다니까. 다음 주에 가도 되잖아.”
오한은 입을 다물었다. 잠시 뒤 “그래” 하고 신문을 다시 펼쳤다. 그때 현관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햄릿과 눈이 마주쳤다. 오한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신문을 읽는 척했지만, 엘리노어가 부엌으로 들어가자 신문을 내려놓고 천천히 안경을 벗었다.
“네 엄마 만났던 그 런던 여행도 내가 가겠다고 정해서 간 거야.” 햄릿이 신발끈을 묶다 말고 아버지를 쳐다봤다. 오한은 피식 웃었다. “그 뒤로 네 엄마는 점점 더 빨라졌어.” 농담처럼 말했지만 가볍게 들리지는 않았다.
“누가 대신 골라주면 편해. 나도 그러다 보니까 어느 순간 네 엄마가 뭐라고 할지 기다리게 되더라.” 부엌 쪽을 한 번 보고 웃었다. “그리고 다 나쁜 것도 아니고. 네 엄마 덕분에 내가 못 했을 일도 많이 했고.” 오한은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넌 나처럼 남이 내려주는 결정에 너무 오래 기대지는 마.”
“네가 그 이상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솔직히 좀 걱정했는데…” 햄릿이 웃으며 물었다. “이상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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