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훈련이다.
치약녀는 다시 결정력 재활센터를 찾았다. 문 앞에 도착한 뒤에도 바로 들어오지 못하고 잠시 서 있었다. 손에는 작은 비닐봉지가 하나 들려 있었다. 투명한 봉지 안에는 지난번 햄릿과 도인을 만나고 난 뒤 결국 집어 들었던 그 치약이 들어 있었다. 치약을 골랐다고 다음 날로 다 쉬워진 것은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욕실에는 빈 샴푸 통이 눈에 들어왔다.
상담실 문이 열리자 햄릿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치약녀는 봉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샀어요.” 햄릿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치약녀는 의자에 앉자마자 다시 바닥을 보았다. “근데요.” 햄릿은 기다렸다. “이번엔 뭘 못 사셨어요?” “샴푸요.” 상담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햄릿은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래도 치약은 끝났잖아요.” 치약녀는 고개를 들었다. 봉지 안의 치약을 한 번 봤다.
햄릿은 바카라상 서랍에서 작은 플라스틱 상자를 꺼냈다. 안에는 지우개, 열쇠고리, 초콜릿, 작은 공, 볼펜 같은 것들이 뒤섞여 있었다. “오늘은 결정 근육 운동입니다.” 치약녀가 멈칫했다. “결정에도 근육이 있어요?” “네.” 햄릿은 너무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안 쓰면 오그라들고, 자꾸 쓰면 부드러워집니다.” 치약녀는 자기 팔을 한 번 쓸어내렸다. 햄릿은 웃음을 참았다.
안대를 쓰고 상자에서 초콜릿을 집어 든 뒤에도 아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틀린 선택도 아니었고, 맞는 선택도 아니었다. 그냥 초콜릿이었다. “이걸 왜 골랐죠?” 치약녀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묻자 햄릿은 천천히 말했다. “그야 모르죠.” 치약녀는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나요?”하고 햄릿의 눈을 애절하게 바라보았다. “살아있잖아요” 치약녀는 손에 들린 초콜릿을 내려다보다가 웃었다. 햄릿은 그 웃음을 보고서야 상자를 닫았다.
며칠 뒤, 훈련은 편의점으로 이어졌다.
치약녀는 냉장고 앞에 섰다. 유리문 너머로 물병들이 줄지어 있었다. 탄산수, 생수, 알칼리수, 미네랄워터. 물병마다 다른 걸 묻고 있었다. 그녀는 한 병을 꺼냈다가 제자리에 밀어 넣었다. 손은 오른쪽에 있는 병으로 갔다가, 다시 멈췄다. 처음 봤던 병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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