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 철학 파트너, 캐프리

by교주

문을 열자 따뜻한 공기가 먼저 얼굴에 닿았다. 바깥은 아직 쌀쌀했는데, 집 안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 차이가 문 앞에서 잠깐 머물렀다. 방 안에 들어서면 아무도 없는 집인데, 문을 닫자 어깨가 먼저 풀렸다.


현관 바닥에서 짧은 소리가 났다.


탁, 탁.


이미 와 있었다. 캐프리는 현관 앞에 앉아 꼬리로 바닥을 치고 있었다. 도인이 들어와 문을 열자, 벌떡 일어섰다. 캐프리는 도인이 돌아오는 시간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반기는 타이밍이 항상 일정했다.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았다.


캐프리는 도인의 무릎 근처까지 다가와 고개를 한 번 밀어 올렸다. 그리곤 멈췄다. 짧은 몸 인사 외에는 더 다가오지도 물러서지도 않았다. 남의 집 개는 환영 세리머니를 온몸으로 한다는데, 캐프리가 정이 없는 것 같아 섭섭할 때도 있다. 도인은 신발을 벗다가 캐프리를 내려다봤다. 캐프리는 누가 가르쳐서 저러는 게 아니라, 그냥 원래 저런 녀석이었다.


나와 철학하는 개, 이름은 캐프리다. C A F F R E Y!


발음은 Cat Free처럼 들린다. 고양이가 없는 영역. 딱 그 성격인 친구다. 들어오지 말라는 선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그렇다. 자기가 좋아하는 자리는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로 만들어 버렸다. 어느 순간부터 도인의 빈백도, 소파의 한쪽도, 아무 말 없이 캐프리는 점령해 버렸다.


캐프리를 상징하는 또 다른 발음이 있다. “개뿔이” 그건 묘하게 정확한 별명이었다. 딱히 가진 건 없다. 도인은 피식 웃는다. 괜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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