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과 중딩의 비슷한 공통점에 관하여
― 바나나의 배꼽인사
가만히 생각해보면
중학생과 중년은 꽤 닮아 있다.
둘 다
자기 마음을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중학생은 이유 없이 예민하고
중년은 이유 없이 울적하다.
중학생은
방문 닫고 혼자 있고 싶어 하고
중년은
차 안에서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 한다.
둘 다
“나 건들지 마” 모드가 자주 켜진다.
중학생은 키가 크느라 아프고
중년은 여기저기 닳아서 아프다.
한쪽은 성장통,
한쪽은 노화통.
이름만 다를 뿐
둘 다 끙끙 앓는다.
그리고 둘 다
괜히 거울을 자주 본다.
중학생은 여드름 때문에 보고
중년은 흰머리 때문에 본다.
중학생은
친구 말 한마디에 하루 기분이 흔들리고
중년은
자식 말 한마디에 하루 마음이 흔들린다.
또 둘 다
갑자기 뭔가를 시작하고 싶어진다.
중학생은 밴드부를 꿈꾸고
중년은 통기타와 차박을 검색한다.
중학생은 야식을 먹고 행복해하고
중년은 야식 먹고 후회한다.
이 차이는 꽤 크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둘 다 어른 흉내를 낸다.
중학생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중년은 아직 젊은 척하고 싶어 한다.
결국 인생은
앞에서는 불쑥 자라고
뒤에서는 꼬여도 버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중학생과 중년은
가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한다.
말은 안 해도
괜히 예민한 날이 있다는 걸,
괜히 외로운 밤이 있다는 걸
둘 다 알고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중학생도 처음이라 서툴고
중년도 처음이라 서툴다.
그러니 오늘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
지금 우리는 모두
처음 살아보는 나이를 지나가는 중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