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 컬트의 학생 회원들에 대한 늦은 후회와 반성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나를 좋게 보이게 만들고 싶지 않다.
영화세상과 시네마테크 컬트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자랑하는 글도 쓰고 싶지 않다.
오히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영화는 열심히 사랑했지만 사람을 돌보는 데는 많이 부족했던 사람이다.
당시에는 그것을 잘 몰랐다.
영화가 좋았다.
좋은 영화를 찾아다녔고, 어렵게 영화테이프를 구했고, 사람들을 모아 같이 봤다. 회지를 만들었고, 라디오에도 나갔고, 다른 지역의 영화모임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대전에서 시네마테크를 만들어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생긴 지 얼마 안 된 시네마테크 컬트라는 공간을 인수받아(!) 운영을 했다.
당시 일지를 다시 펼쳐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영화와 사람과 회지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날은 영화를 세 편씩 보기도 했고, 밤늦게까지 회원들을 태워다 주기도 했다.
회지를 편집하고, 회원을 모집하고, 사무실을 정리하고, 다시 영화를 보러 갔다.
그때의 나는 그것이 그냥 좋았다. 영화운동이라고 생각도 안 했다.
나중에 영화운동의 성격이 들어갔다,
지금도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를 놓쳤다.
영화운동의 중심에는 영화가 아니라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특히 미안한 사람들이 있다.
영화세상에 가입했던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이다.
그 아이들은 영화를 좋아했다.
어떤 아이들은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했을 수도 있고, 배우나 평론가, 영화기획자가 되고 싶어 했을 수도 있다. 무엇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마냥 영화가 좋은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영화세상이라는 공간에 들어왔을 때, 나는 그들의 꿈을 제대로 바라봐주지 못했다. 영화를 제대로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시도했지만 썩 잘하지 못했다. 판을 제대로 깔아주지 못한 것이다.
그다음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아이들이 영화를 계속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어떤 일을 경험하면 좋은지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해 놓고, 그 마음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충분히 알려주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가장 미안하다. 핑계 같지만 그때는 나 역시 젊었고, 내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영화세상과 회지를 운영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돈도 부족했고, 공간도 안정적이지 않았다. 내 생활도 자주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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