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8.
오늘은 아침부터 한숨이 나왔어.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는데, 세면대에 머리털들이 잔뜩 흩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야. 바로 직전에 욕조 수챗구멍을 막은 머리카락들을 다 치워냈는데 말이지.
대학교 새내기 시절에 아빠 머리숱은 거의 짐승 같았어. 새까맣고 두꺼운 머리가 빽빽했지. 미용실에 갈 때마다, 손님은 숱이 많아서 커트가 힘들다는 볼멘소리를 들었을 정도야.
지금은 휑해. 너 요즘 머리 많이 빠지냐는 질문을 받기도 해. 어쩔 수 없지. 거의 20년 동안 진행된 탈모를 어떻게 막겠어. 그나마 그 전에 숱이 그렇게 많았으니 이만큼 버틴 거지 싶어.
생각해보면, 하늘이 주신 몸으로 다시 돌아가는 건가 싶기도 해. 아빠가 애기 때는 머리가 없었거든. 가운데는 비어있고 주변머리만 있었어. 어쩌면 숱이 많았던 것이 아빠에겐 예외적인 상황이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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