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 D-0. (下)

2026. 1. 13.

by간장밥

새벽 2시 30분. 엄마가 슬슬 배가 아프대. 아까 아빠가 왔을 때만해도 통증이 없다 했는데 말이야. 의사선생님 말로는 오복이 나올 문이 2cm 정도 열렸대.


엄마가 라마즈 호흡처럼 훅-훅- 하고 숨을 쉬기 시작했어. 그런 엄마를 보며 아빠는 얘기했어. 아내, 벌써 그럴 때 아니에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왜 벌써. 엄마는 아빠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어.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야. 최대한 엄마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거. 엄마 긴장을 풀어주는 거.


5시. 분만유도제를 쓰기 시작했어. 의사선생님이 제왕절개를 물어보셨지만, 엄마가 일단 엄마 스스로 오복이를 만나보겠다 하셨거든.


5시 30분. 엄마가 통증을 더 많이 호소했어. 배도 더 아프지만, 허리가 그렇게 아프대. 오복이가 나올 수 있도록 엄마 몸의 뼈가 최대한 많이 열리면서 허리까지 아프게 되는 거라더라.


5시 40분. 문이 조금 더 열렸어. 2.5cm래.


5시 45분. 가족분만실로 이동했어. 이제 이 곳에서 오복이를 만나는 거야.


5시 55분. 엄마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 처음으로 센 진통이 왔대. 진통 도중에는 아빠에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정신이 없나봐. 진통이 한풀 꺾이고 나서야 아빠에게 말을했어. 오빠, 어디 가면 안 돼요. 손을 꼭 붙잡은 채 아빠가 대답했어. 남편 어디 안 가요, 걱정하지 말아요.


5시 59분. 다음 진통이 왔어.


6시 3분. 다시 다음 진통이 왔어.


6시 5분. 또 다음 진통.


6시 7분. 또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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