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안, 나는 나를 알게 되었다

byLiA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나를 의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내 모습이 하나둘 드러난다.


좁은 욕심과

옹졸한 질투,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다는 마음을 넘어

내 뜻대로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마음 안에

이런 것들이 함께 들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면

나는 조금 당황스러워진다.


사랑은 때로 가장 황홀한 축복이지만,

동시에 내가 얼마나 미숙하고 부족한 사람인지

가차 없이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주 사랑을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빈 곳을 채우고,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마침내 하나처럼 살아가는 것.


하지만 너무 가까이 겹쳐진 두 사람은

어느 순간 서로의 숨을 막히게 할 수도 있다.


상대가 나와 같기를 바라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해주기를 바라는 순간

사랑은 조금씩 소유에 가까워진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건

그 사람을 내 세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서 있는 낯선 세계에

조심스럽게 한 발 내딛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곳을 다 알 수 없고

그 사람의 모든 마음을 이해할 수도 없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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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강은정(LiA)의 이야기.계절의 변화와 스쳐 지나가는 풍경,마음에 오래 머무는 감정들을 기록합니다.말하지 못한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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