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술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경험과 선입견 사이

by키튼

마흔쯤 된 남자 환자가 있었다.

아주 자주 오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나타났다. 올 때마다 속이 쓰리거나 배가 아프다고 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었고, 가끔은 진료실에 들어왔을 때 술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동안 나는 주로 위염약이나 제산제를 처방했다.

환자의 태도도 썩 좋지는 않았다. 인상을 쓰고 앉아 필요한 약만 빨리 달라는 식으로 말할 때가 많았다. 자세히 물어도 대답은 짧았다. 몇 번 그런 진료가 반복되다 보니 나도 어느 순간부터 그를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날도 처음에는 비슷했다.

속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평소처럼 위장약을 처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얼굴이 좋지 않았다.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평소와는 달랐다. 그냥 보내기가 조금 꺼림칙했다.

이것저것 다시 물어보다가 다리를 봤다.

양말 자국이 유난히 깊게 나 있었다.


“다리가 원래 이렇게 부었어요?”


정강이를 눌러 보니 손가락 자국이 그대로 남았다.

그제야 숨은 차지 않느냐고 물었다.

숨이 많이 찬다고 했다.

나는 처음에는 간 때문인가 생각했다. 워낙 술을 많이 마셨고, 실제로 간도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간 기능이 나빠져 다리가 붓는 경우도 있으니 그쪽으로 먼저 생각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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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을 들여다보는 의사이자, 내 마음과 삶도 천천히 관찰하는 사람입니다. 일과 일상 사이에서 발견한 것들, 겁이 나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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