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고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 한 청년이 산다.
이름은 마리오.
아버지는 어부지만 그는 배를 타는 일이 영 내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별다른 목적 없이 섬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오에게 조금 특별한 일자리가 생긴다.
섬에 망명 온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가 된 것이다.
유명한 시인에게는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편지가 도착한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온 편지가 많다.
마리오는 궁금해진다.
도대체 시라는 게 뭐길래 이 남자는 이렇게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걸까.
그렇게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나도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리오는 왜 그렇게 네루다를 좋아하는 걸까.
네루다가 그에게 대단한 것을 해준 것도 아니다. 마리오에게 시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삶의 비밀을 전수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니 조금 다르게 보였다.
《일 포스티노》는 한 우편배달부가 유명한 시인을 만나 시를 배우는 이야기라기보다, 자기 언어가 없던 사람이 조금씩 자기 언어를 갖게 되는 이야기에 가까웠다.
처음의 마리오는 네루다의 말을 따라 한다.
그는 동네 술집에서 일하는 베아트리체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정작 그녀 앞에 서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자 네루다의 시를 빌린다.
은유가 무엇인지 묻고, 시에 나오는 표현을 외우고, 그것을 베아트리체에게 써먹는다.
네루다가 만든 문장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셈이다.
그러다가 조금씩 이상한 일이 생긴다.
마리오도 세상을 비유해서 보기 시작한다.
바다를 그냥 바다로만 보지 않고, 자신이 느낀 것을 어떤 말에 빗대어 표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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