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의사는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내과 봉직의로 일한 지도 어느덧 5년쯤 되었다.
중간에 1년 정도 일을 쉬었으니 햇수로 따지면 조금 더 길지만, 어쨌든 이제는 꽤 오랫동안 대학병원 밖에서 ‘내과 의사’라는 이름으로 환자를 보고 있다.
그런데 일을 오래할수록 오히려 한 가지 질문을 더 자주 하게 된다.
내과 의사는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의대에 들어오기 전의 나는 내과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과인지 잘 몰랐다.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내분비내과, 혈액종양내과…. 이름도 많았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비슷할 것이다.
그때의 나에게 내과는 대충 ‘감기 걸리거나 배 아프면 가는 곳’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내과 레지던트가 되어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내과에는 생각보다 훨씬 위중한 환자가 많았다. 그리고 내과 의사가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많이 아픈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환자를 어느 분과에 입원시킬 것인가.
소화기내과인가, 순환기내과인가, 신장내과인가.
현실의 환자들은 교과서처럼 한 가지 장기만 아프지 않는다. 폐렴으로 왔는데 콩팥 기능이 형편없을 수도 있고, 배가 아파 왔는데 심장이 훨씬 더 위태로울 수도 있다. 여러 질환이 얽혀 있는 고령 환자라면 어느 과가 ‘주과’가 되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레지던트에게는 이것이 꽤 중요한 문제였다.
어느 과에 환자를 올리느냐에 따라 당직 의사도, 담당 팀도 달라졌으니까.
당시에는 그 경계가 아주 중요해 보였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환자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소화기내과 환자인지 신장내과 환자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 숨이 차고, 열이 나고, 통증이 있고, 상태가 나쁘니 누군가 빨리 문제를 발견하고 치료해 주는 것이 먼저다.
그 사실을 나는 대학병원을 나와 봉직의로 일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일하는 병원은 모든 내과 분과 전문의가 따로 있을 만큼 큰 병원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내과가 끼지 않는 곳이 별로 없다.
수술을 앞둔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내과 협진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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