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질투하는 남편
의사들 사이에서 연봉을 묻는 건 꽤나 실례인 일이다.
같은 병원에서 몇 년을 일해도 옆 사람이 정확히 얼마를 받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인센티브가 얼마나 되는지, 계약 조건이 어떤지도 굳이 묻지 않는다.
사실 알 필요도 없다.
의사마다 하는 일이 다르고, 전문성이 다르고, 근무 형태도 다르다. 돈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해서 더 중요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딱 한 사람의 연봉만큼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아내였다.
그리고 한때는 그게 꽤나 문제였다.
당시 나는 대학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였다.
하루 종일 내시경실에서 살다시피 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은 유난히 대장용종이 많은 환자를 만났다. 하나를 떼고, 또 하나를 떼고, 다시 내시경을 밀어 넣었다.
대장용종 절제술은 흔한 시술이지만 결코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시술은 아니다. 얇은 대장벽에 전기를 가해 조직을 잘라내는 일이니 늘 출혈과 천공의 위험이 따라다닌다.
용종이 많아질수록 긴장도 올라간다.
그날도 그랬다.
내 뒤에서 지켜보던 교수님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고, 결국 다섯 번째쯤 되었을 때 내 시술이 마음에 안드셨던지 내 손에서 내시경을 가져가셨다.
“내가 할게.”
그 한마디가 꽤 아팠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날의 나는 그렇게 성숙하지 못했다.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무엇보다 내가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이 싫었다.
그렇게 너덜너덜해진 자존심을 들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내가 말했다.
연봉이 올랐다고.
병원에서 계속 일해달라며 꽤 큰 폭으로 올려줬다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기뻤다.
정말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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