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감정컨트롤
한동안 나는 화가 나도 제대로 화를 내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만큼 거짓말과 실망스러운 행동을 알게 되었을 때 화도 컸다. 그럼에도 관계가 무너질까 봐 따져 묻지 못했고, 이해되지 않는 일까지 애써 이해하려 했다.
비슷한 시기 센터에서도 일이 터졌다.
나는 강사들의 성장을 위해 백만 원 가까운 비용을 들여 외부 강사를 초청하고 워크숍을 열었다. 작은 센터를 운영하는 나에게 백만 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함께 오래 일하며 더 나은 센터를 만들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워크숍 직 후, 직원들이 거의 동시에 그만두겠다고 했다.
연애에서도, 일에서도 내가 혼자 미래를 그리고 있었던 것 같은 허망함이 들었다. 무엇보다 화가 났다. 하지만 센터는 계속 운영해야 했고, 남은 수업과 회원들을 정리해야 했다. 나는 감정보다 해결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했다.
그 당시에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없었다.
운동을 가르쳤지만, 당시의 운동은 나에게 배움과 수련의 과정에 가까웠다. 몸을 움직인다고 해서 쌓인 감정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털어놓지도 않았다. 쉬는 것도, 도움을 청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화를 내지 않고 참아내는 것이 어른스럽고 바카라임감 있는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계속 계속 꾹꾹 눌렀다.
없어진 것이 아니라 눌러놓았다는 사실은 몸이 먼저 알려주었다.
어느 날부터 애플워치에서 심박수 알림이 왔다.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다가 땅바닥으로 끌려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바이킹이 꼭대기에서 덜컹하고 내려가기 시작하는 순간처럼, 몸 안쪽이 갑자기 꺼지는 느낌도 있었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당장 치료해야 할 이상보다는 주기적으로 상태를 지켜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과거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심박수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과호흡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한 종류의 문제가 다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던 중 친한 필라테스 강사 선생님과 통화하며 이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으로 지인에게 내 증상을 얘기하자 담담히 듣던 선생님이 내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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