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을까

근막과 감정에 대한 이야기

byKarin an


“허리가 불편하시다면 다리는 저리지 않으세요?”


허리가 아프다는 회원에게 내가 자주 묻는 질문이다.


그러면 가끔 의아한 얼굴로 되묻는 사람이 있다.


“다리요? 저는 허리가 아픈데요.”


허리가 불편하다고 말했는데 왜 갑자기 다리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우리는 대개 아픔을 느끼는 곳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에 문제가 있고, 다리가 저리면 다리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 몸을 목과 어깨, 허리와 다리처럼 부위별로 나누어 생각하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에서 증상을 느끼는 장소와 그 증상이 시작된 장소가 언제나 같지는 않다.


허리에서 시작되는 신경은 골반을 지나 다리와 발까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신경뿌리가 자극되거나 압박을 받으면 허리보다 엉덩이나 다리에서 증상을 더 크게 느끼기도 한다.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내려갈 수 있고,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질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발목이나 발가락의 힘이 이전과 다르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허리가 불편하다는 사람에게 통증이 허리에만 머무는지, 엉덩이나 다리까지 이어지는지, 저림이나 감각의 변화, 힘이 빠지는 느낌은 없는지를 묻는다.


그렇다고 다리가 저리면 모두 허리에서 시작된 문제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리의 말초신경이나 혈관, 다른 질환과 관련될 수도 있다. 반대로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디스크가 손상됐다는 뜻도 아니다.


몸은 우리가 붙여놓은 부위의 이름대로 증상을 보내지 않는다.


허리에서 시작된 문제가 다리에서 느껴지기도 하고, 한쪽 관절이 움직이지 못하면 다른 관절이 더 많은 일을 맡기도 한다. 근육 하나가 힘을 내면 그 힘은 힘줄과 뼈, 주변의 결합조직을 거쳐 다음 움직임으로 전달된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두고 흔히 말한다.


“몸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맞는 말이다. 다만 조금 더 정확히 물어볼 필요가 있다.


몸은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을까.


해부학 바카라에서는 잘라야 보인다


해부학을 처음 공부할 때 몸은 꽤 정돈되어 있었다.

근육마다 다른 색이 칠해져 있었고, 하나의 근육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 붙는지도 분명했다. 승모근을 걷어내면 그 아래의 근육이 나타났고, 앞쪽과 뒤쪽, 얕은 층과 깊은 층은 바카라장을 넘기듯 구분되었다.


그렇게 나누어야 이름을 붙이고 기능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람의 몸속에서 근육은 비닐 포장된 부품처럼 하나씩 떨어져 있지 않다.


근육 안에도 결합조직이 들어가고, 근육의 겉을 감싸는 막은 주변 구조와 이어진다. 근육은 힘줄을 통해 뼈와 연결되고, 서로 이웃한 조직은 움직일 때 미끄러지면서도 힘의 일부를 주고받는다. 피부 아래에서부터 근육과 장기 주변까지, 몸 안에는 다양한 밀도와 형태의 결합조직이 존재한다.


해부학 바카라의 경계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그 경계는 몸을 이해하기 위해 사람이 그어놓은 유용한 지도다. 하지만 지도에 그어진 선이 실제 땅 위에 그대로 놓여 있지는 않듯, 살아 있는 몸에도 근육마다 색이 달라지는 선명한 구분선은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깨와 척추, 골반과 무릎, 발목과 발을 각각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러나 몸은 한 번도 그 부위들을 따로 움직인 적이 없었다.


근막은 몸을 감싼 한 장의 랩이 아니다


근막은 흔히 온몸을 감싸는 얇은 막이나 거미줄에 비유된다.

몸 전체에 분포한다는 특징을 설명하기에는 편리한 표현이다. 하지만 그 말만 들으면 근막이라는 한 장의 막이 피부 아래에 펼쳐져 있고, 어딘가가 구겨지거나 붙으면 멀리 떨어진 곳까지 잡아당기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실제 근막은 그렇게 단순한 한 장의 포장지가 아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Karin an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몸을 통해 마음을 돌보는 여자. 센터를 운영하며, 나를 돌보는 일의 힘을 말하고 싶습니다.’ 온라인카지노의 모든 글은 개인적인 서사이며, 센터 이용과는 별개의 문의 부탁드립니다.

4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