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21
그날부터 연은
일부러 문밖을 덜 보려 했다.
수건을 한 번 더 개고,
빗을 한 번 더 닦고,
거울도 괜히 마른천으로 더 문질렀다.
손을 바쁘게 움직이면
마음도 좀 조용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도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귀가 먼저 문 쪽으로 갔다.
딸랑,
문 위 종이 울릴 때마다
괜히 고개가 먼저 들렸다.
그날은 손님이 늦게까지 있었다.
파마약 냄새가 가게 안에 가볍게 밴 채
연은 마지막 손님의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철컥.
철컥.
“연아, 오늘은 문 늦게 닫겠네.”
손님이 웃으며 말했지만
연은 같이 웃지 못했다.
문밖이 벌써 어두워지고 있었다.
골목 끝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더 자꾸 보게 됐다.
손님이 돌아가고
연이 앞치마 끈을 풀 무렵이었다.
딸랑.
문이 열렸다.
연은 얼른 고개를 들지 않았다.
괜히 너무 기다린 사람처럼 보일까 봐.
“문 안 닫았제.”
그제야 연은 고개를 들었다.
철이었다.
평소보다 더 늦은 얼굴이었다.
작업복은 구겨져 있었고
소매 끝에는 기름때가 진하게 묻어 있었다.
오른손등에는 긁힌 자국도 보였다.
연의 눈이 거기서 잠깐 멈췄다.
“와 이리 늦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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