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 8
집에 들어왔을 때는
방 안마다 불이 낮게 켜져 있었다.
어머니는 부엌 쪽에서 뭔가를 정리하고 있었고,
연이는 신을 벗자마자 곧장 오빠 방으로 향했다.
방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오빠는 방 한쪽에 기대앉아 있다가
연이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연이 왔나.”
목소리는 늘 그랬듯 담담했다.
“일은 어떠노.”
연이는 문턱에 잠깐 서 있었다.
그러다 방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앉았다.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오빠.”
“응.”
“내… 선봤다.”
오빠는 이미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놀라는 기색도 없었다.
“안다.”
그리고 잠시 후,
연이를 바로 몰아세우지 않고 천천히 물었다.
“니는 어떠노.”
연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빠가 다시 말했다.
“상대는 니를 많이 좋게 봤다 카더라.
어무이가 종일 기분 좋더라.”
그 말을 듣자
연이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말을 꺼내야 할 것 같았다.
안 그러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오빠 나 사실…”
그때 오빠가 먼저 말했다.
“안다.”
연이는 눈을 들었다.
“니 철이 좋아하는 거, 내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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