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소설 = 오토픽션
절망없는 사랑이 어디있나에 기꺼이 손 내밀어주신 미드나잇인 출판사 편집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리면서. 어제 자러 가는데 글 올리시기 있어요..? (그래서 그냥 자버림)
여튼! 우리 편집장님이 내 홍보글 올려주셨다아 >ㅁ<!! 뀨우!!!!!!!
ps. 그리고 새로 드린 이미지는 제가 만든겁니다아?
https://fishingproductfr.com/@kemsan/771
출간 제의를 받았을 때 망설였던 것은 나의 과거에 기반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작가님들이 적으시는 어머니, 아버지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담은 전상서나 성공한 스토리 하나 없는 나의 결핍과 불안을 조금은 가감 없이 드러낸 이야기.
나의 혈육인 동생은 이 글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자신도 겪은 그 이야기가 텍스트로 나열되어 있는 것이 괴로웠을까. 그냥 귀찮았던 건가...-_-잘 모르겠지만. 그때는 작년이라 출간 제의를 받지 않을 때 였는데... 바카라으로 나오면 읽으시겠다고.. 안 읽겠다는 거구나 -_- 이새끼.....가? 했더랬다. (이제 바카라으로 나오니까 너는 읽고 절망사 독후감으로 A4로 10장이다. 글 11pt)
퇴고를 마친 후 친척들 중 유일하게 나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던 귀여운 막내 고모에게만 이 사실을 알렸다.
“친척들의 이야기가 들어가는데 고모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해.”
사촌인 여동생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고 제목을 찾아 온라인카지노 북 일부분을 읽어보셨다며, 다음 날 전화가 왔다.
“나는 네가 계속 웃고 있어서 그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어. 미안해.”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고모의 목소리에 어쩐지 목이 메었다. 나는 그때 지하철에 있었다. 지금 전화기를 들고 울면 사연 있는 여자가 된다. 오늘 많은 이들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내가 안주가 될 수는 없어라고 생각하며 입술 아래를 꽉 물었다.
온라인카지노북에도 조금 드러내었지만 출간될 바카라에는 더욱 드러낸, 내가 울분을 토하듯 적어둔 어떤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막내 고모도 아는 이야기였고, 고모 자신이 더 오래 미안해했던 일이었다는 것을 알기에 출간 소식을 그래도 알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사과받으려고 적은 이야기 아냐. 그냥 그때는 그랬어. 나 괜찮아 이제. 정말이야.”
그렇다.
《절망 없는 사랑이 어디 있나》는 나의 과거와 기억, 기록에 의존해 적은 에세이는 맞다. 하지만 아무래도 민감한 부분이 있기에 누군가를 떠올리게 할 특징과 타임라인을 일부러 꼬아두었다. 등장인물도 이름이 아닌 너, 선배, 그, 그리고 나로 초기 '절망사' 온라인카지노북을 기획했다.
그렇게 ‘강이서’라는 가명을 이용해 나와 나의 어린 시절을 분리시켰다. 어른이 된 나와 캐릭터로 분리된 어린 시절의 효과는 굉장했다. 휘몰아치는 감정을 끌어안고 나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억 속에서 내레이션처럼,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나는 시제를 마구잡이로 오갔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써 내려갔다. 일기장에 휘갈기듯이.
감정을 정제할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나의 친한 친구들 몇몇에게 이 글의 존재를 알렸고, 친구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걸어가 주었다. '절망사' 온라인카지노북을 완결하고 출간까지 하게 되며 계속 의논한 한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마치 스스로를 반성하고 죄를 고하는 느낌이었다고. 완결하고 자신이 보기에 굉장히 홀가분해 보였다는 이야기였다.
그와 비슷한 한 이야기를 완결을 낸 직후 '절망사'에 나오는 그, 나의 배우자인 그에게도 들었던 이야기였다. 어딘가로 흩어져 버릴 것 같았던 내가 조금은 안정을 찾았고, 이제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난 이미 안정된 계절인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어느 계절에도 속하지 못한 채 살아왔었구나 싶었다. 그 계절의 경계에서 정제되지 못한 어린 이서를 껴안고 나는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을 모르는 척 이제 다 괜찮다고 생각했구나. 그의 말에 나는 그저 마냥 좋아 할 수 없었다. 웃을 수 없었다.
사람 감정이라는 것이 그렇다.
내 입에서, 내 손끝에서 나오지 않으면 그 감정은 여전히 나에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개처럼 남아 나의 눈을 흐리게 하고, 가끔은 길을 헤매게 하며 끝없는 불안 속으로 끌고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불확실한 감정을 표현할 길이 없어 사진을 그렇게 찍어댔던 것일까.
이 바카라이 출간될지 그때 누가 알았던가.
글로 표현된 내 감정은 출간이라는 형태의 햇빛을 만나 하늘로 증발하고, 그렇게 증발한 감정은 이내 먹구름이 되어 비를 흩뿌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 단 하나가 너무 걸렸다.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이 바카라을 출간하기에는 내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나는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나의 이 글의 장르는 무엇일까?' 하고.
장르를 고민하다보니, 오토픽션(Autofiction)이라는 현대 문학이 있었다.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내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내용을 소설이라는 이름을 빌려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르. 나를 아는 이들에게는 이 이야기가 진실이지만, 나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작가 자신의 진짜 경험(Auto)에 어느 정도 허구를 섞어 소설(Fiction)로 쓴 것이구나 믿을 수 있게 하는 것.
아!
그럼 나는 오토픽션이라고 하면 되겠구나!
사람들이 나를 몰랐으면 해서 비틀어놓은 장치들 덕에 오토픽션이라고 떳떳하게 부를 수 있다는 것에 부담감이 사라지고, 기쁘기 까지 했다. 나의 애매한 재능이 여기서 빛을 발한 거였다. 에세이도 소설도 아닌 그 경계에.. 뒷 걸음치다 쥐를 잡은 격이 아닌가!
표지는 편집장님께
사진인듯, 일러스트인 듯.
경계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경계에 있다는 건 모호할 수도 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리의 관계에 여지가 있어야. 이어나갈 수 있는 것 처럼. 처음에 '절망사'는 나를 위한 이야기였다.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하지만 출간을 앞두고 나는 무모하지만, 조금 욕심을 부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장르는
오.토.픽.션. 입니다.
에세이와 소설의 그 경계 어디쯤.
우리 미드마잇인 출판사도 많이 귀여워해주세요
저 우리라는 단어는
너, 선배 앞에는 안 쓰는거 아시죠.?
쇼듕해!! 우리 출판사!
.. 퇴고 요즘 안하게 됨 ㅋㅋㅋㅋ 큰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