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인생

인생 제3막을 맞이하는 누나

by김세중

내게 세 살 위 누나가 있다. 학년으로는 두 학년 위다. 내가 학교에 일찍 들어갔으니까. 딸 많은 집의 넷째딸로 태어나 그 옛날에 그리 대접받고 크지 못했다. 오히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컸다는 게 사실에 가깝겠다. 그리고 언니, 오빠, 동생에 비해서 공부도 잘하지 못했고 그래서 대학을 못 갔다. 어디 그뿐인가. 결혼이 순탄하지 못했다. 나도 어떻게 그 혼인이 이루어졌는지는 자세히 모르나 누나의 결혼은 몇 해 못 가서 파탄이 났다. 그 집이 상당한 부잣집이었던 기억이 있다. 수십 년 전 상견례 때가 생각난다. 지식을 잔뜩 뽐내는 시어머니감이 예비 며느리의 동생인 내가 언어학과에 다닌다고 하니 우랄알타이어족 어쩌구 하며 자신의 유식함을 자랑했던 일이 지금도 내 뇌리에 남아 있다.


누나의 남편은 마마보이의 전형이었다. 태권도 유단자였다고 하는데 유별난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배우자에게 폭력을 곧잘 휘둘렀다. 견디다 못한 누나는 결국 이혼하고 그 집을 뛰쳐나오고야 말았다. 20대 말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어린 딸이 있었는데 딸은 그 집에 놓아두고 말이다. 지금 아마 마흔 살이 넘었을 것이다. 엄마와 헤어져 누가 그 아이를 키웠는지 지금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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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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