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비도 없이 일하시는 여호와를 보리라, 다시.
그가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이 이 골짜기에 개천을 많이 파라 하셨나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너희가 바람도 보지 못하고 비도 보지 못하되 이 골짜기에 물이 가득하여 너희와 너희 가축과 짐승이 마시리라 하셨나이다
이것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작은 일이라 여호와께서 모압 사람도 당신의 손에 넘기시리니
(열왕기하 3:16-18)
그날, 몰아쳐오는 절망감에 어찌할 도리가 없던 나는 모두 포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그런 내게 당신께서 보이신 말씀입니다. 엘리사에게 주신 예언대로 당신은 바람도 비도 없던 골짜기에 물을 가득 채우셨습니다. 골짜기의 물은 해가 비출 때 핏빛으로 빛났고 모압군은 이스라엘 연합군이 내분으로 와해되었다고 오해해 성급히 쳐들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모압을 크게 무찔렀고 엘리사의 예언은 성취되었습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모압 왕이 악에 받쳐 맏아들을 인신 제사로 바칠 때에 놀란 연합군은 전투를 포기하고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큐티바카라에는 이런 적용 질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은 눈앞의 두려운 상황에 압도되어 하나님께서 다 주신 승리 앞에서 퇴각하며 하나님을 불신하는 죄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습니까?
영혼을 찔러 쪼개었던 그날의 질문은 삶의 위기마다 화살처럼 내려 꽂혔습니다. 당신의 화살이 심장을 꿰뚫을 때에 나는 비로소 울었습니다. 그날 두려워 떨며 도로 돌아서려던 내게 외쳐 물으신 당신의 진노 때문에 나는 물러서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영혼은 약탈당하지 아니하고 보존되었습니다. 암흑 가운데 내려치는 번개처럼 현현하시는 당신의 명령이, 당황하여 우왕좌왕 후퇴하는 미련한 군대와 같은 나의 부서진 결심들을 다시 돌이켜모아 전진하게 합니다.
메마르고 기약 없던 시간들.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또 밀려나던 분한 순간들. 버림받고 외면당하고 문전박대당하던 미친 날들에 원통함을 이기지 못하여 윽박지르던 나의 불경함에도 당신은 침묵하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어느 날 갑자기 대답하십니다. 당신의 대답은 늘 질문이었습니다. 골짜기에 가득 찬 물을 보고도 적장의 광기에 속절없이 무너져버린 어리석음이 지금 네게 없느냐? 주여, 당신의 질문에는 물 냄새가 납니다. 당신의 질문은 늘 당신이 원하실 때에 들려옵니다. 그러나 그때는 언제나 시의적절합니다.
빚을 갚지 못하여 두 아들이 종으로 팔려갈 뻔했던 과부는 빌려온 그릇만큼 기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내게 그릇을 몇 개나 빌리겠느냐고 질문하십니다. 늦은 때에 기적 같이 얻은 아들이 죽었을 때에 평안하냐는 엘리사의 질문에 괴로워서 마음이 터질 것만 같던 수넴 여인은 평안하다 대답하였습니다. 당신은 내게도 평안하겠느냐 질문하십니다.
아버지, 내가 그때처럼 다시 퇴각하던 길에서 퇴각하여 전진하겠나이다. 그릇을 빌리고 빌려 방에 가득 채우겠나이다. 저주처럼 보이는 것들을 마주 보며 평안하겠나이다. 그러니 승리케 하소서. 내가 다시 한번 더 당신의 부르심에 답하게 하소서. 바람도 없이 비도 없이 일하시는 여호와의 모습을 보여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