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동백꽃

마젠타색

by소수지


제주도의 겨울은 육지의 겨울과는 다른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특히 1월의 제주는 동백꽃이 만개하는 시기로, 겨울철 독특한 생태적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흰 눈 위에 붉은 동백이 연출하는 풍경은 나에게 새로운 계절적 감수성을 선물해줄 거라는 상상을 해봤다. 그래서 그 기대를 안고 서귀포시에 있는 동백포레스트를 찾았다.


그곳에는 하얀 눈, 초록 잔디, 붉은 동백꽃, 짙푸른 동백나무 잎사귀가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한 공간에 있는 풍경이었다.


나는 바쁘게 사진 촬영을 하던 중 유난히 시선을 끄는 한 송이의 동백을 발견했다. 얇게 얼어붙은 살얼음 아래에 동백꽃 한 송이가 고요히 자리하고 있었다. 살얼음 속에 머문 동백은 낮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고 새로운 마젠타 색조를 유지하며 생명력을 드러냈다.


차가운 겨울이라는 계절적 한계 속에서도 생명의 지속성과 아름다움이 여전히 빛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얼음 속 동백에게 박수를 보내듯 셔터를 거듭 눌렀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에는 겨울의 차가움과 그 안에서 더욱 선명하게 피어난 생명의 온기를 함께 담아내고 싶었다.


6월_색깔_7.마젠타색_살얼음 동백꽃.jpg


이전 07화새파란 하늘이 품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