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장 방자하고도 오만한 생각일지 모르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발을 빼고 사는 사람만큼 영원히 가난하고 외로운 존재도 없을 거라고.
시작은 물론 그렇지 않았겠지.
누구나 불꽃같은 처음을 지나,
언젠가부터 마음을 거두기 시작한 이와
그 곁에서 영문도 모른 채 서서히 얼어붙어가던 나날들이 있었다.
몸은 분명 내 곁에 있고,
우리는 같은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내면은 이미 이 집에 없었다.
무엇을 함께 보든,
어떤 좋은 곳을 함께 가든
그 눈빛은 늘 붕 떠 있었다.
곁에 있어도 그 온도는 완벽하게 식어 있었다.
지나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닫는다.
무언가에 마음을 온전히 붙이지 못한 사람은,
눈앞의 밥 한 끼가 주는 따뜻함도,
지금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도 끝내 알지 못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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