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람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일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신기할 노릇이다.
예전에는 철갑이라도 두른 듯 넉살 좋게 웃으며 먼저 다가가고,
어떤 자리에서든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곤 했는데.
어째서인지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과 사람이 만나 온기를 나누는 일이
점점 더 조심스럽고 아득한 숙제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어색한 공기를 메우기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짓거나,
상대의 비위에 맞추어 불필요한 단어들을 골라내느라 지쳐버린 탓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긴장 속에서 뚝뚝 끊기던 대화가 흘러가다,
문득 어떤 결을 마주하는 순간이 온다.
서로의 말끝에 담긴 진심을 알아채고,
숨 가쁘게 굴리던 마음의 엔진을 스르륵 내려놓게 되는 그 찰나.
그때 불현듯 마음속으로 가만히 다독이게 된다.
'아, 이 대화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억지로 포장하지 않아도 내 민낯의 호흡을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의 끈을 편안하게 풀어내게 만드는 그런 공기.
그런 인연을 만나는 순간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거짓말처럼 맑아진다.
모든 관계에 힘을 줄 필요는 없다.
애써 발돋움하지 않아도,
서로의 보폭에 맞추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편안한 온도.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행복이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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