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by재인

작년에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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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과 상연>

그 드라마에서 은중은 기억 속에서 상학(상연의 오빠)에 대한 첫사랑의 잔상이 현재의 상학에 대한 호감과 겹쳐 혼란을 겪는다.

엠티에 오기로 했던 상학이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자, 은중은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사실 상학은 핸드폰을 잃어버려 연락이 닿지 않았을 뿐, 은중보다 먼저 숙소에 도착해 있었다. 은중이 뒤늦게 상학을 발견하고 안도와 원망이 뒤섞인 채 말을 쏟아 낸다.


은중: "선배... 선배가 안 와서, 나 진짜... 진짜 선배가 어디서 죽은 줄 알았어. 핸드폰도 안 터지고, 연락은 안 되고... 나는 선배가 또 나를 두고 어디 가버린 줄 알았다고요!"

상학: "은중아, 핸드폰 잃어버려서... 그래서 늦게 알려줄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먼저 와 있었어. 미안해."


나는 은중이 엠티 숙소 마당에서 상학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였던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선배가 안 와서 죽은 줄 알았다는 그 절규는,

사실 상학을 향한 애타는 연정이라기보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를 덮치는 비명에 가까웠다.

첫사랑 상학(상연의 오빠)을 잃었거나,

그와의 기억이 강제적으로 단절되었던 그 트라우마가,

현재의 상학을 대하는 은중의 마음속에서 똑같은 공포로 되살아난 것이다.


은중에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곧 '또다시 예고 없이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견뎌야 한다는 뜻이었다.


트라우마는 이토록 지독하다.

현재의 대상과 과거의 상처를 무차별하게 겹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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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언제나 명랑하게, 마음은 언제나 진심으로. 완벽하지 않은 삶을 긍정하며, 제가 겪는 성장과 불안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을 글로 옮깁니다. 다정한 문장을 채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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