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건넨 마음

by남궁인숙

퇴근을 하려는데 현관 키가 없어서

현관문을 잠글 수가 없었다.

연수를 다녀오느라 현관 키를 지참하지

않았는데, 그 사실을 깜빡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직원들이 퇴근을

했고, 인사를 건넨 후 나는 키가 없다는

생각을 못하고 혼자 사무실에 남아

있었다.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사는 직원에게

연락해서 어린이집 현관 세트를 부탁하고

퇴근을 했다.

직원은 열쇠를 가지고 와서 문을

잠갔다.


퇴근길 바람이 선선했다.

어느새 가을이 문턱까지 다가온 듯했다.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한편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

먼저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

힘든 날에는 말없이 곁을 지켜주고,

좋은 일이 생기면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는

사람.

오늘따라 그런 사람이 간절히 그립다.

그런데 우리는 누군가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는 데 익숙하다.


‘왜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왜 나는 늘 먼저 연락해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들수록 마음에는 서운함이

쌓인다.

서운함은 대부분 기다림에서 시작된다.

상대가 먼저 알아주기를 바라고,

먼저 손 내밀어주기를 바라면서 정작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면 누군가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먼저 건네는 안부 한마디가 누군가의

외로운 하루를 위로할 수 있다.

짧은 연락 하나가 멀어진 마음을 다시

이어 줄 수도 있다.



마음을 먼저 건넨다고 해서 내가 지는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도 아니다.

소중한 관계를 위해 내가 먼저 한 걸음

다가가는 일이다.


늦은 시간, 열쇠를 들고 와준 직원의

마음도 그랬다.

내가 곤란하다는 말에 자기 시간을 내어

달려와 준 마음.

누군가에게는 작은 수고였을지 모르지만,

혼자 남아 있던 나에게는 따뜻한

위로더라.


우리는 거창한 말보다 먼저 내민 손길에서

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마음은 받은 사람에게서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이어진다.


“잘 지내?”

“문득 네 생각이 났어.”


어쩌면 내가 기다리던 따뜻한 마음은

누군가에게 먼저 건넨 그 순간,

다시 나를 향해 돌아오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서운함은 대부분 기다림에서

시작되더라.

그러나.....

생각을 조금 바꾸면 관계의 풍경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받고 싶은 인사를 먼저 건네고,

듣고 싶은 따뜻한 말을

먼저 말하면 된다.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을

기억해 주면 된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날에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더라.

그렇게 먼저 내민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물론 내가 준 만큼 정확히 돌려받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열 번 연락했다고,

상대도 열 번 연락해 오는 것은 아니니

너무 욕심 내지는 말자.

내가 베푼 친절이 반드시 그 사람을

통해 돌아오는 것은 아니더라.


사람의 마음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쯤은 이 나이 먹어보니

알게 되더라.

그래서 관계를 거래처럼 생각하기

시작하면 선의조차 쉽게 서운함으로

변하더라.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 말이 마음속에서 자주 떠오른다면,

어쩌면 우리는 베푸는 마음 뒤에

'작은 바람' 하나를 숨겨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짜 돌아온다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닐 것이다.


내가 건넨 따뜻함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편안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그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비슷한 마음을 건네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시간은 결국에는

나를 따뜻한 사람들 곁에 머물게 한다.

아마 그것이 ‘돌아온다’는 말의 진짜

의미에 더 가까울 것이다.


살다 보니 나 역시 누군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날도 있다.


나도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아무것도 먼저 하고 싶지 않은

날들이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날들도

있더라.

그런 날까지 억지로 좋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다만 마음에 조금 여유가 있는 날이라면,

내가 먼저 한 걸음 다가가 보는 것이다.


“잘 지내?”


짧은 한마디면 충분할 때도 있더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거창한 선물

보따리가 아니라 대부분 이런 작은

마음이더라.

기억해 주는 것,

기다려주는 것,

들어주는 것,

먼저 웃어주는 것.

우리가 그토록 받고 싶어 하는 것들도

결국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먼저 따뜻한

사람이 되어보자.

그 마음이 반드시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서 돌아오지 않더라도 괜찮다.

내가 건넨 마음은 어디엔가 남더라.


그리고 긴 시간을 돌아 어느 날......

뜻밖의 사람에게서,

뜻밖의 순간에,

다시 나에게 도착하기도 하더라.


사람의 마음에는 조금 늦게 배송되는

것도 있더라.

오늘 내가 먼저 건넨 작은 친절 하나가

언젠가 누군가의 손을 거쳐 다시 나에게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먼저 마음을 건네는 일이 조금 덜

억울하고,

조금 더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넌 안 그래?"



https://suno.com/s/3pp8zkQ62K13whl8



먼저 건넨 마음


작사 :콩새작가

작곡:수노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오늘은 내가 먼저 건넬게
따뜻한 안부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안아주도록



음~~
먼저 건넨 마음은 돌아와
조금 늦어도 다시 피어나
내가 준 온기 그 어디쯤에서
또 다른 사랑이 되어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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