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품격

by남궁인숙

금이나 은은 '냥(兩)'으로 따지고,

돼지나 소는 '근(斤)'으로 따진다.

사람의 몸값은 일하는 능력으로

따진다.

일급(日給) 몇 푼 받고 일하는 사람도

있고,

연봉(年俸) 몇 천만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

한 푼의 동전에 고개를 숙이는 거지도

있고,

몇 억의 광고료에 얼굴을 파는

배우도 있다.


그대의 몸값이 얼마나 나가는지 알고

싶은가?

그대가 만일, 몇 백의 돈에 움직였다면

몇 백 미만이요.

몇 억의 돈에도 움직이지 않았다면

몇 억 이상이다.


-임보, '사람의 몸값'-


임보 시인의 「사람의 몸값」을 읽다가

‘몸값’이라는 말 앞에서 한동안

시선이 머물렀다.

금과 은은 냥으로 값을 매기고,

돼지와 소는 근으로 무게를 잰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역시

사람의 가치를 '숫자'로 표현하는 데

익숙한 것 같다.


월급이 얼마인지,

연봉이 얼마인지,

집이 얼마짜리인지,

어떤 차를 타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형편과 능력을 짐작한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몸값’이라는 말을 붙인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오늘,

시간당 몇만 원에 나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삶의 시간을 건네기 위해 강단에

섰다.


그런데 임보 시인은 몸값을 조금

다른 의미로 표현했다.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얼마 앞에서

움직이는 사람인가를 묻고 있다.

이 질문은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다.


세상에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능력을 인정받아 높은 연봉을 받는 것

역시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 되었다.


문제는 돈의 액수가 아니라 돈이 나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살다 보면 선택의 순간은 늘 찾아온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을 지켜야

할 때가 있고,

눈앞의 이익을 포기해야 마음이 편한

순간도 있다.

반대로 아주 작은 이익 때문에

관계를 저버리거나,

체면을 버리거나,

자신의 신념과 다른 선택을 할 때도 있다.

그때 비로소 사람의 진짜 몸값이

드러나는지도 모른다.


몇백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양심을 접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억 원을 준다고 해도 하지 않을 일을

분명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몸값은 통장에 찍히는

돈의 크기보다 내가 끝까지 팔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 무엇인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수 있는 힘’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젊은 날에는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금 힘들어도 하고,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참고,

인정받기 위해 더 많이 움직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모든 기회를 잡는 것이

반드시 잘 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돈이 된다고 해서 모두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나를 필요로 한다고 해서 모든

부탁에 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유지해야

할 관계도 없고,

내 신념을 내려놓으면서까지 얻어야 할

자리도 없다.


‘나는 무엇까지는 할 수 있고,

무엇부터는 하지 않을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때,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이미 자신만의 가격표가 있는 셈이다.


어쩌면 사람의 몸값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값에나 자신을 내놓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킬 것이 분명한 사람,

자신의 기준을 돈과 바꾸지 않는 사람,

이익 앞에서도 사람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쉽게 값을 매길 수

없는 사람이다.


마지막에는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얻기 위해

움직였고, 무엇을 지키기 위해 멈춰

섰는가"라는 질문의 대답 속에

내가 살아온 삶의 값이 들어 있을

것이다.



https://suno.com/s/uhfXIvlbzoWetpG2



나의 품격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얼마를 가지면 행복할까

얼마를 벌면 충분할까

세상이 값을 묻는다 해도

내 마음까지 팔진 않으리


우~

돈보다 귀한 나의 마음

쉽게 바꾸지 않을 약속

무엇을 얻었느냐보다

무엇을 지켰는지가 나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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