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느냐는 질문에 답이 여러 개일 때
면접에서 가장 흔한 질문이 있다.
왜 이 일을 하고 싶습니까.
이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이유를 여러 개 준비한다. 하나만 말하면 빈약해 보일까 봐 걱정한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이 분야가 유망하고, 슬롯에 기여하고 싶고, 회사의 비전이 마음에 들고. 이유가 많을수록 진심이 커 보인다고 믿는다. 실제로 면접장에서는 그 전략이 통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유가 많을수록 오히려 오래 못 간다는 연구가 있다.
예일대학교의 에이미 프제스니에프스키 교수 연구팀이 미국 육군사관학교 생도 1만 명을 14년 동안 추적했다. 표본도 크고 기간도 길다. 이런 규모의 종단 연구는 흔하지 않다. 사람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알려면 결국 오래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데, 그 오래를 실제로 견뎌낸 연구가 드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먼저 생도들이 왜 사관학교에 지원했는지를 31개 항목으로 정밀하게 조사했다. 답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하나는 그냥 군대가 좋아서라는 답변이다. 다른 하나는 출세하고 싶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국가에 봉사하기 위해 같은 답변이다.
앞의 것을 내부 동기라고 부른다. 뒤의 것을 수단적 동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14년 뒤 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됐는지를 확인했다. 장교가 됐는지, 됐다면 5년 이상 복무를 이어갔는지.
첫 번째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내부 동기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보다 장교가 될 확률이 약 1.5배 높았다. 임관 후 5년간 군복을 벗지 않은 비율은 2배였다.
두 번째 결과가 이상했다.
내부 동기가 강한 사람이라도 수단적 동기를 여러 개 함께 가지고 있으면 장교가 될 확률이 20퍼센트 떨어졌다.
좋아하는 마음도 있고 출세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 사람이, 좋아하는 마음만 있는 사람보다 못한다는 것이다.
이 결과가 왜 이상한지 다시 짚어보자.
수단적 동기가 나쁜 것이 아니다. 국가에 봉사하고 싶다거나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것은 훌륭한 이유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 오히려 칭찬받을 만한 동기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