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말하는 지성의 아키텍처
슬롯과학대 연구실의 공기는 오늘도 정보의 파편들로 가득하다.
나는 인류의 지성이 콧구멍에서 시작되었다는 놀라운 메타데이터를 발견했다.
라틴어 ‘sapere’는 ‘맛을 보다, 냄새를 맡다’와 ‘알다’라는 뜻을 동시에 지닌다.
즉,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는 ‘지식을 가진 사람’인 동시에 ‘냄새를 맡는 사람’이다.
영리함을 뜻하는 ‘sagacious’ 역시 냄새에 예민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냄새를 잘 맡는 것이 곧 세상을 읽는 통찰력이던 시대가 있었다.
[감각 사진]
연구실 바카라상 위, 오래된 양장본 서적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누렇게 바랜 종이에서 나는 특유의 쿰쿰한 나무 향기가 공기 중에 부유한다.
화면 중앙에는 경훈이 자신의 코끝을 만지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고, 그 옆에는 보보가 두꺼운 철학서를 펼친 채 ‘인식의 한계’에 대해 메모하고 있다.
발치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탱고가 코를 실룩거리며 바닥의 보이지 않는 냄새 분자를 추적하고 있다.
지적 탐구와 본능적 후각이 교차하는 연구실의 나른한 오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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