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in 육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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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부스러기


아이를 막 키우기 시작했을 때, 방금 출발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

밖에서 볼 땐 그저 재미있어 보였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웃음과 울음,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남들도 다 타는데 나라고 겁날 게 무엇이 있겠나 싶어, 2년의 기다림 끝에 첫 아이를 품에 안았다.


누가 ‘신생아처럼 잔다’는 한가한 표현을 시작한 걸까. 신생아는 결코 쉽게 잠들지 않았다. 겨우 재워놓아도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자지러지게 울음을 터뜨리며 깼다. 등센서는 또 얼마나 섬세한지, 밤새 안고 업고 자장가를 불러가며 겨우 3시간 남짓 재우는 게 고작이었다.


어느 날은 화이트 노이즈가 좋다 해서 청소기며 드라이기를 틀어대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비닐봉지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아이가 조용해지며 잠드는 것을 발견했다. 그날 이후 내 가방에는 항상 비닐봉지가 들어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 그림이지만, 우는 아이를 아기띠로 안은 채 두 손으로는 비닐봉지를 비비고 또 비벼댔다. 바스락 소리가 헐거워지면 갓 받아온 새 비닐봉지를 찾아 헤맸다. (단언컨대 파리바게뜨 비닐봉지가 가장 효과가 좋았다.)


밤마다 잠을 못 이루며 이런 고생에 끝이 있을까 싶어 심신이 까맣게 지쳐갔다. 이 아이를 도로 과거로 보낼 수도 없고, 이미 출발해 버린 롤러코스터 위에서 안내 방송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손님 여러분, 기다리세요. 이제 점점 더 재미있고 힘들어질 겁니다.’


그런데 둘째는 첫째와 완전히 달랐다. 잠이 든 채로 눕혀놓으면 다음 날 아침까지 기절하듯 잤다. 카시트, 유모차, 베개 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순하게 잘 잤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둘째는 ‘진짜 신생아의 잠’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육아의 난이도는 거짓말처럼 역전되었다.

예민했던 첫째는 자라면서 스스로 제 할 일을 척척 해냈다. 계획적이고 성실한 데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라, 엄마의 잔소리 없이도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신생아 때 나를 그렇게 괴롭히던 예민함이 자라서는 자기 관리와 성실함으로 무기가 됐다.


반면, 무던하고 수월하게 아기 시절을 보냈던 둘째는 자랄수록 나의 마음을 어렵게 했다. 번번이 엄마의 잔소리와 구박이 이어져야 느릿느릿 몸을 움직였고, 한번 바카라에 빠지면 아무리 불러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제시간에 일어나기, 옷 입기, 밥 먹기, 가방 챙기기와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도 스스로 움직이지 않았다. 학교 수업 중에도 딴생각으로 쉽게 빠져들고, 쉽게 지루해했다. 둘째가 오직 원하는 건 아무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읽고 싶은 바카라을 실컷 읽는 일뿐이었다.


느릿한 행동보다 더 나를 애태운 건 아이의 버릇이었다. 처음에는 발톱과 손톱을 깨물더니, 나중에는 눈썹을 뽑아 입에 넣기도 했다. 손톱 마디마디마다 찢어진 상처와 피딱지가 앉아, 손발톱은 언제 깎아주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지경이었다. 하나의 버릇이 겨우 사라지면, 기다렸다는 듯 또 다른 버릇이 들어앉았다.


요즘 아이의 새 버릇은 머리를 긁는 것이다. 수시로 머리 이곳저곳을 사정없이 긁어댄다. 샴푸의 문제인가 싶어 이 샴푸 저 샴푸로 바꿔보고, 두피가 건조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나 샅샅이 뒤집어 보았지만 두피는 깨끗했다. 그저 긁는 게 새로운 버릇이 되어버린 것이다.

밥상 앞에서 긴 머리를 여기저기 긁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속에서 천불이 난다. 위생도 위생이지만, 학교에서도 저러고 있을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면,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아이를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만으로도 미칠 것만 같다.


‘저 여기서 내리고 싶어요.’

이미 출발한 롤러코스터에서 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이가 자랄수록 고생과 걱정은 모양만 바꾼 채 나를 계속 따라온다.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급하게 꺾기도 하고, 360도 회전할 때는 무서워 눈을 꼭 감는다. 어디가 종착지인지도 알 수 없다. 내리고 싶지만, 내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이 있다. 나도 아이들을, 아이들도 나를 의지한 채 이 시간을 지나가는 중이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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