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5011호의 대나무 숲.
1. 평생 자식을 챙기다 쓰러진 할머니
5011호에는‘엄마’가 한 분 계셨다.
법적으로는 내 엄마가 아니었고,
혈연으로도 아무 상관없는 분이었지만,
그 병실 안에서만큼은
그분은 명백히 ‘엄마’였다.
처음 뵀을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이고, 이분은 여기 왜 오셨어…?”
작고 마른 체구에
손등은 얇았고,
핏줄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눈빛은 또렷했다.
그리고 말투는 단단했다.
첫마디가 이거였다.
“밥 먹었어?”
병동에서 인사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다.
“밥 먹었어?”다.
나는 아직 적응 중이었고
괜히 어색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먹었어요.”
사실은 반밖에 못 먹었다.
입맛도 없었고
속도 불편했고
마음은 더 불편했다.
그런데 거짓말을 했다.
왜냐하면
엄마들 앞에서는
괜히 밥을 먹었다고 해야 할 것 같아서다.
그 할머니는 늘 누군가를 챙기고 있었다.
“양말은 왜 안 신었어?”
“약은 먹었고?”
“밤에 또 깨면 말해.”
말투는 잔소리였지만
톤은 애정이었다.
웃긴 건
그분도 환자였다는 거다.
혈압도 있고,
심장도 약하고,
당뇨도 있고,
잠도 못 주무셨다.
그런데도 늘 남을 먼저 챙겼다.
어느 날은
내가 살짝 어지럽다고 하니까
바로 손을 잡았다.
“어지러워?
잠깐 앉아. 내가 물 갖다 줄까?”
나는 그 순간 조금 웃음이 났다.
‘여기 병동이야… 할머니…
우리가 물 갖다 주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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