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를 찍는 공간

PART2. 5011호의 대나무 숲

by신정희 해피마인드

나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멈추면 뒤처진다고 믿었고,

쉬면 약해진다고 믿었고,

가만히 있으면 무너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늘 움직였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무너져도,

눈물이 나도.
움직이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쉬지 못한 게 아니라

쉬는 걸 두려워했던 것 같다.
멈추면

그동안 외면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계속 달렸다.
달리다가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달렸다.
그러다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는 이곳에 도착했다.


5011호는

억지로 나를 멈춰 세운 공간이었다.

입, 출입 시간도 제한되고,

일정도 줄어들고,

만나는 사람도 줄어들고.
강제로 속도가 느려졌다.


처음 며칠은

그 느림이 견디기 힘들었다.
세상이 나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

내가 멈춰 있는 동안

모든 것이 나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감정이 생겼다.
멈췄는데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다.
내가 멈춰도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신정희 해피마인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마음이 고장 난 줄 알고 서비스센터 찿던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쓰고,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너무 오래 버틴 것 뿐이고 내 마음이 행복해야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음을 전합니다

39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