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5011호의 대나무 숲
나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멈추면 뒤처진다고 믿었고,
쉬면 약해진다고 믿었고,
가만히 있으면 무너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늘 움직였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무너져도,
눈물이 나도.
움직이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쉬지 못한 게 아니라
쉬는 걸 두려워했던 것 같다.
멈추면
그동안 외면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것 같았으니까.
그래서 계속 달렸다.
달리다가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달렸다.
그러다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는 이곳에 도착했다.
5011호는
억지로 나를 멈춰 세운 공간이었다.
입, 출입 시간도 제한되고,
일정도 줄어들고,
만나는 사람도 줄어들고.
강제로 속도가 느려졌다.
처음 며칠은
그 느림이 견디기 힘들었다.
세상이 나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
내가 멈춰 있는 동안
모든 것이 나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생각.
그 생각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상한 감정이 생겼다.
멈췄는데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다.
내가 멈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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