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5011호의 대나무 숲
5011호의 창문은 크지 않았다.
그리고 그 창문 밖에는
세상이 없었다.
건물도 없고,
차도 없고,
사람도 없었다.
오로지
대나무 숲.
처음 그 풍경을 봤을 때
나는 조금 당황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보이는 게 이거라니.
밖에서는 늘 풍경이 많았다.
출근길의 자동차들,
바쁘게 걷는 사람들,
카페의 간판들,
휴대폰 속 뉴스와 알림들.
세상은 늘 움직이고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계속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모든 게 사라졌다.
남은 건
대나무뿐이었다.
처음 며칠은 답답했다.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다.
고개를 들어도 대나무,
고개를 내려도 병실,
옆을 봐도 병상.
마치 세상이
나를 잠시 밖으로 밀어낸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답답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대나무를 계속 보고 있다 보니
그 단순함이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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