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한테 화내고 나서 씁니다 21.
장모님께서 두서없이 말씀하시던 와중에 20살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맨날 그때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난 정말 세련됐고, 하고 싶은 게 많았지."
나는 당황했다. 어 그건 나 스스로의 금기어인데.
장모님은 20살 때로 돌아가셔서 다시 꿈을 펼치고 싶어 하셨다. 그리고 장인어른은 절대 만나지 않겠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아내와 내 딸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장모님, 아내, 딸 둘을 한 차에 태우고 이동하는 일이 생겼다. 꽤 거리가 있는 일정이었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출발했다. 어디를 가든 나들이라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아침부터 서둘렀던 탓에 모두 신나 재잘재잘 떠들기 바빴다.
장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장모님은 연신 이 주제, 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셨고 그에 대한 적절한 의견도 표명하며 60대 여성의 건재함을 뽐내셨다.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 장모님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가 나왔다.
예전에 일장연설을 들었던 터라,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혼자 서울에 상경해 큰 이모네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간신히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한 회사에 취업했는데 디자인 실력이 좋아서 경리임에도 디자인 업무까지 함께 맡아했던 것을 자주 들었다.
디자인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기에 회사에서는 야간대학 진학까지도 밀어주려고 했었으나, 갑자기 큰 이모네 집 가세가 기울어서 다시 지방으로 내려오는 수밖에 없었고, 지방에 있는 백화점에 취직해서 일을 하다가 현재의 장인어른을 만나게 되어 결국 인생이 꼬였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귀결되는 내용은 항상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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