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은 스테이크였다

by행부

그제는 예상치 못한 손님을 맞았습니다.

거실을 윙윙 맴도는 모기요.

이게 맞나 싶어 달력을 다시 봤지만 4월 맞았습니다.

지난주 서울은 28도까지 갔다더니,

모기도 "내가 나설 때인가?" 싶었나 봐요.


반대로 어제는 여전히 영업 중인 붕어빵 노점을 만났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따뜻한 붕어빵. 새로웠습니다.

하루 사이 모기는 여름을 당겨오고,

붕어빵은 겨울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홀린 듯 가게로 들어가 노릇노릇 익어가는 붕어빵을 가만히 지켜봤습니다.



이번 겨울엔 깨달음 하나를 얻었습니다.

똑같은 붕어빵도 가게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

동네에 붕어빵 가게가 두 곳인데, 묘하게 한 집만 들르게 됐습니다. 거리는 비슷한데도요.

팥이나 반죽 맛도 별 차이 없었습니다. 딱 하나, 바삭함. 그 익힘 정도가 달랐습니다.


비결은 단순했는데, 바로 뒤집는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붕어빵은 스테이크였구나. 굽기가 전부였구나.' 하고요.


한쪽만 불 위에 두면 타고, 너무 일찍 뒤집으면 눅눅해집니다.

앞면과 뒷면, 고르게 불을 지나야 이븐 하게 익은 붕어빵이 되는 거죠.



'내 인생, 덜 익은 붕어빵 같네.'

한 입 베어 물다가 떠올랐습니다.


저는 늘 한쪽에만 머무르려 애썼거든요.

성취, 기쁨, 잘 풀리는 흐름에 만요.

그러다 마음이 먼저 타버렸습니다.


반대로 다 내려놓겠다고 웅크려 있다가

활력을 잃고 삶은 눅눅해지기도 했고요.


세상도 그걸 알아서인지, 제때 제 삶을 뒤집어 줬습니다.

잘 되던 일을 갑자기 망가뜨리고, 때론 예상치 못한 기회를 주면서요.

그렇게 앞뒤로 뒤집히면서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한없이 잘되지는 않지만,

끝없이 안되지도 않는구나.

세상은 나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고르게 익어 완전한 내가 되도록 돕는 거구나.


여름을 앞당겨 온 모기와 겨울을 붙잡고 있는 붕어빵.

이 엉뚱하고 다정한 봄날처럼,

삶도 그 사이 어딘가 나만의 속도로 잘 익어가기를.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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