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 05 · 오늘 중으로 답을 주셔야 합니다

오후 두 시에 들어온 서버 40대, 다섯 시 발주 마감에 맞출 수 있을까

by핸섬데블

“오늘 중으로 답을 주셔야 합니다.” 오후 두 시, 컴퓨터 서버를 수입·공급하는 E사에서 서버 40대를 추가로 발주하고 싶다는 전화가 온다. 납품 희망일은 다음 주 금요일이다. 무역 영업을 맡은 나는 제조사에 재고와 출하 일정을 확인하기도 전에 답해야 할 시각부터 받는다.


마음이 급해지면 우선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답을 늦추면 일을 놓칠 것 같고, 안 된다고 말하면 관계가 틀어질 것 같다. 하지만 내 확답이 제조사의 재고를 만들거나 출하 일정을 앞당기지는 않는다.


시계는 가는데 제조사의 답은 아직 없다. E사에 전화를 걸면 첫마디부터 “가능한가요?”가 돌아올 것이다. 확인하지 못한 납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이 통화를 이어 가는 세 가지 답장을 준비했습니다.


마감의 뒤에 있는 일을 묻는다


“오늘 중”은 압박일 수도 있지만, 실제 업무의 마지막 시각일 수도 있다. 이 사례에서 E사 구매 담당자는 오후 다섯 시까지 발주 요청을 등록해야 한다. 다음 날부터 출장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 담당자는 오후 네 시까지 재고 배정과 출하 일정의 확인 결과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이유를 듣고 나니 오늘이라는 넓은 표현이 오후 네 시와 다섯 시라는 두 개의 시각으로 바뀐다.


그렇다고 모든 마감이 이런 사정을 갖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내부 보고를 위해 가능성만 먼저 알고 싶을 수도 있고, 여러 업체의 답변을 모으는 중일 수도 있다. 상대를 조급한 사람으로 판단하기 전에 물어볼 필요가 있다. “몇 시까지 어떤 항목이 확정되어야 다음 절차를 진행하실 수 있을까요?” 이유를 캐묻는 말보다 다음 절차를 이해하려는 질문이 더 많은 정보를 가져온다.


답이 늦는다는 사실을 빨리 알려주는 것과 최종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오후 두 시 반에 “네 시까지 확인 결과를 안내하겠다”고 회신하는 것은 지금 할 수 있다. 반면 재고와 출하 확인 없이 납기를 확약하는 것은 지금 할 수 없다. 중간 회신은 약속할 수 있는 시각을 전달하는 일이고, 최종 회신은 실행할 조건을 확인한 뒤 결정을 전달하는 일이다.


짧은 기한이 협상 조건을 바꾸는 경우


협상 연구에서 기한이 촉박한 제안, 이른바 exploding offer는 상대가 다른 대안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에 수락 여부를 정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이다. Lau와 동료들의 2014년 채용 상황 실험에서는 수락 후 제안자에게 돌아갈 보상을 조정할 수 있게 했을 때, 이런 제안을 한 쪽의 보상이 낮아졌다. 연구진은 주된 원인을 부정적 상호성, 즉 불리하다고 느낀 대우에 불리한 행동으로 되갚는 반응으로 설명했다. [S3]


이 결과를 모든 긴급 요청에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는 특정한 실험 구조를 다뤘고, 지금 사례에는 오후 다섯 시 발주 등록이라는 실제 업무 마감이 있다. 이 원고에서 가져올 실무적 질문은 “상대가 왜 빨리 답했는가”까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급하게 얻은 승낙을 안정적인 실행으로 여기기 전에, 검토 시간이 충분했는지와 미확정 조건이 남았는지 확인한다.


빨리 답할 것과 확인하고 답할 것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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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섬데블·최호순 | 무역·물류·영업 26년, University of Wisconsin MBA. 거래의 조건을 풀고, 소설로 인간의 선택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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