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는 문화가 되었다

또 다시 피해자가 시달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by조하나

5월 18일 오전 10시, 스타벅스 코리아 앱 화면에는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함께 날짜 '5/18'이 굵게 박혀 있었고, 그 옆에는 '바카라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텀블러를 팔기 위한 이벤트였다. 기획자가 그날이 어떤 날인지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았다면 악의다. 이 두 가능성 사이 어딘가에서, 46년 전 광주의 피가 다시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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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는 1980년 5월 계엄군이 광주 시내로 밀고 들어오던 장갑차를 떠올리게 한다. '바카라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졌을 때 치안본부가 발표한 말 "바카라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그대로 흉내 낸다. 두 개의 문구가 하나의 홍보물에 함께 실렸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우연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문구를 수정했다가, 그것도 모자라 결국 전부 삭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표이사를 전격 경질했다. 빠른 수습이었다. 그러나 빠른 수습이 곧 진정한 반성은 아니다.


문제는 스타벅스 한 곳이 아니다. 10년 전 십 대와 이십 대였던 이들이 지금 삼십 대와 사십 대가 되어 슬롯 곳곳에 있다. 롯데에도, 스타벅스에도, 무신사에도. 일베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아니라 이미 하나의 서브 컬처(비주류 문화)가 되었다. 그 언어와 감수성은 밈으로, 유머로, 온라인 게임 문화로 스며들어 있다. 누군가가 반드시 일베 회원이어야만 그 언어를 구사하는 게 아니다. 공기처럼 퍼진 혐오는 이미 일상의 어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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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화는 자생하지 않았다. MB 정권은 국가기관인 국정원과 군을 동원해 사이버 심리전을 벌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를 사실처럼 흘렸고, 10대와 20대가 모인 극단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퀄리티의 어설픈 밈을 제작해 뿌려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즐기면서 빠져들도록. 관련자들은 문재인 정권에서야 처벌을 받아 실형을 살았지만, 윤석열은 그들을 사면해 대통령실에 채용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음지에 숨어 있던 이들이 양지로 기어 나왔다. 단식하는 유가족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시켜 먹으며 폭식 투쟁을 벌였다.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었다. 그들에게 '애국'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하며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도 괜찮다고 부추긴 것은 박근혜 정권과 집권당이었다. 혐오에 물을 주고 비료를 준 것은 권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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