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온라인 게임 다닐 때가 좋은 거야. 나와 보면 슬롯가 얼마나 냉혹했는지 알 거다." 선배들이 술자리에서 툭툭 던지던 그 말, 예전에는 그저 나이 든 이들의 쓸쓸한 푸념인 줄만 알았습니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통장에 찍히는 월급은 당연한 것이었고, 출근길의 일상은 영원할 것만 같죠.
온라인 게임인에게 월급이란 어쩌면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감각'을 마비시키는 가장 달콤한 마약일지도 모릅니다. 머리숱이 희끗해진 선배들이 하나둘 짐을 싸서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집니다. 감사패 하나를 들고 회사를 나서는 그들의 어깨는 생각보다 훨씬 작아 보입니다.
'저 모습이 멀지 않은 내 미래구나.' 그제야 덜컥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많은 이들이 은퇴 준비라고 하면 으레 '통장에 돈을 얼마 모아야 하나'라는 숫자로만 바라봅니다. 몇 층 연금 그리고 쥐어짜듯 모은 적금 얼마면 노후가 보장될 거라 믿죠.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은퇴는 단순히 출근을 안 해도 되는 '긴 휴가'가 아닙니다. 내 삶을 지탱하던 거대한 울타리가 통째로 사라진 채, 완전히 새로운 야생으로 던져지는 '두 번째 생존 게임'의 시작입니다.
아무리 두둑한 퇴직금을 들고 나온 들, 들어오는 돈 없이 나가기만 하는 잔고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금방 바닥을 드러내게 될 테니까요. 진짜 은퇴 준비는 단순히 자산만을 늘리는 게 아니라 회사라는 온실 밖에서도 스스로 싹을 틔울 수 있는 '생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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