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활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정바카라

[이슈브리프 05-2] 빈집은행, 장기임대, 운영재원과 상생협약

by김하종

좋은 활용 아이디어만 있다고 빈집이 다시 쓰이지는 않는다

빈집을 청년주택이나 돌봄공간, 주민 공동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빈집 한 채을 다시 사용하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따라온다.


먼저 소유자를 찾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소유자가 사망했다면 상속인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하고, 공동명의라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건물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인지 살펴야 하고, 수리비가 얼마나 들지도 계산해야 한다. 공공예산을 들여 수리한다면 몇 년 동안 사용할지도 정해야 한다. 공사가 끝난 뒤에는 입주자를 찾거나 공간을 운영할 기관도 필요하다.


하나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활용계획은 쉽게 중단되고 만다. 그래서 빈집 활용정바카라은 활용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소유자를 만나고, 권리관계를 정리하고, 수리와 계약, 입주와 운영까지 이어주는 실제 행정에서 발동할 수 있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춘천형 빈집은행은 매물 게시판과는 달라야 한다

가칭 ‘춘천형 빈집은행’을 만들어볼 수 있다.

이름은 빈집은행이지만 단순히 빈집 매물을 모아 소개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빈집을 다시 사용하기까지 필요한 일을 한곳에서 지원하는 창구에 가까워야 한다. 빈집의 안전 상태와 수리 가능성을 확인하고, 예상 공사비와 소유자의 매각·임대 의사를 파악한다. 공공활용에 뜻이 있다면 장기임대와 무상사용, 매입 가운데 어떤 방식이 가능한지도 함께 검토한다.


실제 현장에서 더 어려운 것은 소유관계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상속등기를 하지 않은 집도 있고, 형제자매 여러 명이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소유자 가운데 한 명과 연락이 되지 않아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는 사례도 생긴다. 이런 상황에서 빈집을 활용하고 싶은 시민이나 작은 단체가 권리관계를 직접 해결하기는 어렵다. 빈집은행에 변호사와 법무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건축사 등이 참여하는 상담체계를 두어야 하는 이유다. 상속등기와 공동소유자 협의, 세금, 계약, 안전진단 등 소유자와 이용자가 어려워하는 절차를 연결해줄 수 있다.


image.png


공공이 개인의 상속분쟁을 대신 해결할 수는 없다. 다만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필요한 전문가를 연결하고, 공공활용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계약이나 등기에 필요한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정도는 가능하다. 전국 빈집 정보와 활용 사례를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 ‘빈집애(愛)’ (binzibe.kr)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춘천시가 새로운 자체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데 예산을 들이기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적극 연계해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대신 지자체는 지역 현장에서 가장 부족한 '상담-계약-수리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빈집 한 채당 전담 담당자를 지정해, 초기 상담부터 공간 활용 이후의 사후 관리까지 바카라임지는 '원스톱(One-stop) 지원' 방식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가칭 '빈집 전담 매니저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유자 입장에서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여러 부서를 찾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빈집 활용 사업에 참여하는 심리적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빈집 전담 매니저 제도는 단순한 행정 안내를 넘어 방치된 공간의 운명을 바꾸는 핵심 열쇠다. 복잡한 서류나 세금 문제로 집을 방치하던 소유자는 매니저의 1:1 밀착 지원을 통해 부담을 덜고 공간을 내어놓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빈집은 기계적으로 철거되는 대신 지역의 실제 수요와 정교하게 매칭된다. 군산이나 인천의 빈집 활용 사례처럼, 흉물스러웠던 빈집이 청년들의 문화 공간이 되고 주민들을 잇는 커뮤니티 거점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빈집을 열어 내는 첫 상담부터 리모델링 이후의 입주자 갈등 조정까지 매니저가 동행할 때, 춘천의 빈집들은 보다 수월하게 골목을 살리는 소중한 자산으로 변화할 수 있다.


빈집을 내놓을 이유도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공익사업이라도 소유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빈집을 사용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소유자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빈집으로 두었던 건물을 공공에 제공하면 당장 자신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장기임대를 하면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를 낮춰야 할 수도 있다. 계약을 맺고 수리공사에 협조하는 과정도 번거롭다.


그래서 공공에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방치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만한 조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빈집을 장기간 공공임대주택이나 주민공간으로 제공하는 소유자에게 수리비와 재산세 감면, 보험료와 계약비용 등을 함께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공지원의 규모와 사용기간도 맞춰야 한다. 간단한 집수리를 지원한 건물과 수천만 원을 들여 구조와 단열, 설비까지 개선한 건물에 똑같이 3년이나 5년의 사용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공공투자가 많을수록 그만큼 장기간 임대하거나 공공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해야 한다. 약속한 기간을 채우지 않거나 계약조건을 어기면 지원금 일부를 돌려받는 장치도 필요하다.


세제 지원도 검토할 수 있다. 재산세 감면은 춘천시가 지방세 관련 절차를 거쳐 검토하고, 취득세와 관련된 지원은 강원특별자치도와 협의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다만 세금을 깎아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집수리와 임차 관리, 입주자 모집, 문제가 생겼을 때의 분쟁 조정까지 공공이 일정 부분 맡아준다면 소유자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빈집 활용을 늘리려면 금전적인 혜택과 관리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하종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기후정의 활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세상 곳곳에 아프고 힘들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곳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사랑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11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6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춘천의 빈집 정바카라, 어떻게 활용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