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만 생각하면 심장이 뛰어

초특급 라인업 온라인 북토크

by류귀복

공짜를 좋아해서일까? 오랜 자부심이었던 풍성한 머리숱이 지금은 사진 속에만 남아 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두상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무상을 선호하는 습관을 바꾸겠다고 굳게 다짐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달콤한 꿈을 줄이는 게 어렵다. 나는 불혹이 넘었어도 수시로 꿈을 꾼다. 지난 2월에는 "2달 만에 2쇄를 찍고 부산에 내려가서 북토크도 해야지"라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를 출간했다. 두구두구두구! 결과는 어땠을까? 시작이(정확히는 시작만) 참 좋았다. YES24에서 펀딩을 진행한 덕을 톡톡히 봤다. 펀딩 실적인 221권이 첫날 판매량으로 집계되면서 대박 조짐을 보였다. 자기계발 분야 일간 1위, 주간 9위로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작가 류귀복은 구름 위로 얼른 올라가서 해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내려왔다.


YES24 기준, '자기계발 top20 1주' 달성은 엄청난 성적이다. 전 세계 독자에게 사랑받는 《인간 관계론》의 저자 데일 카네기에게 "형님! 제가 왔습니다"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다. 무명작가에게는 중쇄를 향한 고속도로가 펼쳐진 셈이나 마찬가지다. 눈치 빠른 심장이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치며 전속력으로 뛰었고, 흥을 주체하지 못한 맥박도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속도를 높였다. 초기 판매 흐름이 주욱 이어지길 기대했지만 희망은 금세 다른 주인을 찾아 떠났다. 부산에 가서 북토크를 하고 해운대에서 힐링도 하고 와야지, 라는 원대한 꿈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답게 온라인카지노 작가들이 다수 거주한다. 나는 신간이 나올 때마다 "부산에서도 북토크 해주세요"라는 요청을 꼭 받는다. (작가님들! 진심 맞으시죠? 거짓말하시면 엉덩이에...ㅎㅎ) 게다가 더블:엔 작가 중 한 명이 부산 교보문고에서 《치즈케이크 육아》로 북토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출판사와 서점 담당자 간의 교류가 있으니 나 역시 어렵지 않게 행사 진행이 가능할 거라 예상했다. 기대를 가득 품고 "바카라아 팔려라! 팔려라! 제발 팔려라! 류귀복 신간 2쇄 가즈아~~!! 2만 부 가즈아~~!!"를 열심히 외쳤지만, 아쉽게도 신은 내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나약한 인간이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출판사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판매량만 허락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쓰는 사람에서 다시 읽는 사람으로 정체성을 바꿨다. 이후 다독으로 심신을 단련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조울증 환자처럼 하늘에 대한 원망과 감사를 반복하던 중, 온라인카지노를 통해 제안 메일을 하나 받았다. 온라인 북토크를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줌으로 하는 북토크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참여 제안이 있었지만 전부 거절했다. 민망한 카메라의 세계로는 절대 진입하지 않겠다, 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생긴 것과 다르게 마음이 약하다. 필명이 익숙한 제안자의 요청은 거절하기가 힘들다. 아호파파B 작가는 댓글로 정을 나눈 명백한 귀인이다. 그가 회사 대표로서 메일을 보냈으니 승낙하는 게 맞다. 게다가 나는 동료 작가들에게 "제가 2쇄 찍고 부산 내려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당당히 답글을 남겼었다. 그날 저녁, 귀가와 동시에 절세 미녀, 최강 동안, 우유 빛깔 박수현(나는 요새 아내를 이렇게 부른다. 아내는 "지금 나 조롱하는 거지?"라고 답을 하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한가득이다)에게 결재를 받았다. 가정 내 절대 권력자인 아내의 허락을 득한 후 문장사이 대표에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회신을 보냈다.


며칠 후, 홍보 포스터를 받았다. 파일을 열고는 로또 번호가 연속해서 5개 맞은 것처럼 깜짝 놀랐다. 라인업이 무척이나 화려하다. 1차 북토크의 주인공은 온라인카지노의 영웅 황보름 작가다. 대작가의 뒤를 이어 2차 북토크를 담당하는 건 류 씨 일가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가문의 영광을 그냥 지나치는 건 예의가 아니다. 홍보 포스터를 온라인카지노에 남겨서 가보로 간직하고자 한다.





이따금씩 온라인카지노는 작가에게 선물을 제공한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쉽다. 도전을 망설이는 내게도 확장의 기회를 주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작가 류귀복의 활동 범위가 넓어질 거라 기대한다. 경험해 보니, 출간을 반복하는 작가들에게는 저마다의 노하우가 있다. 그들의 생각을 내 것으로 만들면 성장은 자동으로 따른다. 9월 15일 화요일, 저녁 8시. 예쁜 마음은 필수고, 화장은 옵션이다. 출간만 생각하면 심장이 격하게 뛰는 독자가 있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길 바란다. 참고로, 나는 아직까지는 글보다 말이 더 편하다.


http://www.moonjangs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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