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약서 받는 법

100% 성공 보장!

by류귀복

무더운 여름, 독서에 푹 빠져서 지내다 보니 새롭게 배우는 게 많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양서는 금보다 더 귀하다. 운명을 바꾸는 고급 정보가 한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바카라을 읽다가 출간에 100% 성공하는 비법을 발견했다. 실천도 쉽다.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원시 부족처럼 출판계약서를 받을 때까지 투고하면 된다. 이 각오로 출간에 도전하면 무조건 성공이다. 실패가 없다. 다만,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 나약한 인간은 끈기가 부족한 게 흠이다. 백 번을 넘어 천 번을 시도할 기세로 도전을 시작하지만, 금세 지쳐서 다른 마음을 먹는다. 선택지에 없는 포기를 결정하고 중도에서 하차한다. '어라? 이거 내 이야기 같은데'라고 생각하는가? 그럴 줄 알았다. 근처에 있으면 딱밤을 한 대 때려주고 싶지만 모든 독자는 귀인이다. 허벅지를 꼬집으며 나쁜 마음을 어렵게 달랜다. 고민 끝에 의지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글을 한 편 준비했다. 출판사에 요청하여 어렵게 받은 귀한 원문이다. 두 눈 크게 뜨고 집중해서 읽기를 바란다.



# 제목: 작가의 루틴


오전 9시, 은은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유난히 따사롭다. 단골 카페를 찾아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한 뒤 노트북을 꺼낸다. 향이 좋은 커피는 글쓰기에 낭만을 더한다. 상쾌한 아침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 앱을 연다. 잔잔한 클래식은 실패가 없다. 즐겨 듣는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의 유머레스크(Humoresque)를 선곡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커피의 산미가 주는 행복감을 만끽하며 첫 문장을 기다린다. 신호가 오면 호흡을 가다듬고 글쓰기를 시작한다. 작가의 루틴이 참 멋지다. 과연 내게도 이런 날이 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많은 작가가 글을 쓰기 전에 자신만의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 청하를 한 병 마시고 펜을 드는 사람이 있고,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신 후에 노트북 전원을 켜는 사람도 있다. 강렬함과 우아함을 오가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예열을 시작한다. 글을 쓰기 위해 준비 운동을 하는 셈이다. 바카라쓰기를 시작한 뒤로 나의 하루도 일정하게 흐른다. 이른 새벽에 기상하여 면도와 세안을 마친다. 옷을 입고 머리에 왁스를 바른다. 현관문을 나와 퀭한 눈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6시 20분이면 온라인 게임에 도착한다. 한적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시동을 끈다. 어두운 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단팥빵을 한 입 베어 물고 메모 앱을 연다.

아침 시간은 하루 중 작업 효율이 가장 좋다. 출근 전에는 주로 초고를 쓰지만, 가끔 퇴고도 한다. 졸음이 몰려오면 운전석을 뒤로 살짝 기울인다. 10분 정도 수면을 보충한 뒤 손가락을 다시 바삐 움직인다. 목과 허리가 결리고 아파도 꿋꿋하게 참는다. 부지런히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분량을 늘린다. 7시 20분, 알람이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직원 탈의실로 이동한다. 양치와 환복을 마친 후 4층 치과로 올라간다. 치열했던 아침을 끝내고 주업인 방사선사 업무를 시작한다. 부업 작가는 잠을 줄이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바카라을 쓸 수 있다. 자연스레 나의 아침은 두 번 시작한다.

필자는 온라인 게임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글을 쓴다. 우아한 루틴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어린 딸은 아빠의 집필 활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수시로 “아빠! 또 스마트폰 하지?”라고 말하며 핀잔을 준다. 숭고한 글쓰기를 혼자만의 놀이로 인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동차 내부와 직원 식당, 불 꺼진 안방 침대가 나의 주 작업실이다. 조용한 서재는 꿈에서만 가질 수 있다. 이제는 쪼그리고 쓰는 삶이 익숙하다. 글을 쓰는 낭만은 포기한 지 오래다. 오직 바카라을 얻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짬짬이 스마트폰을 꺼낸다. 돌이켜보면 내게 부업을 선물한 건 기술의 발전이다. 작은 기기 하나로 이 바카라을 포함하여 3권의 바카라을 썼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면 단어나 문장이 떠오를 때 즉시 기록하고 수정도 할 수 있다. 뛰어난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가득하다. 키보드의 속도감을 따라갈 수가 없다. 엄지손가락만 이용해서 한 글자씩 적다 보면 머릿속 생각이 저 멀리 앞서 나간다. 심지어 궤도를 이탈하여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다. 작은 화면에서는 도무지 속도가 오르지 않는다. 수정은 더 어렵다. 손가락 끝으로 누르는 커서는 매번 다른 곳을 찍는다. 3번 안에 성공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더한 고통이 기다린다. 위치 이동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다. 문장이나 문단이 이사(?)를 선언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인생사 생각하기 나름이다. 수정이 번거로우니 생각을 최대한 정제해서 글을 쓴다. 문장을 넘어 문단을 구상하며 글자를 입력한다. 단어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쏟는다. 허투루 쓰는 글이 없다. 게다가 퇴고 시점에는 모든 단점을 상쇄하는 장점이 드러난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바로 가기를 해놓으면 초고에 5초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 접근성이 좋아지니 수정 빈도가 높아진다. 수차례를 넘어 수십 차례 퇴고를 반복하다 보면 엉성했던 문장이 점차 단단해진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나는 이제 노트북이 옆에 있어도 스마트폰을 집는다. 습관이 참 무섭다.

운동의 본질보다 장비가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복장만 보면 프로골퍼인데 뱃살은 스모선수에 가깝다. 안나푸르나 등반이 가능한 차림으로 동네 뒷산을 오른다. 바카라쓰기도 마찬가지다. 첫 문장을 쓰기도 전부터 고성능 노트북과 안락한 서재를 먼저 찾는 사람들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쓰면 돼요”라고 친절히 알려 주면, “눈이 나빠서 안 돼요”라는 허망한 답이 돌아온다. 필자는 20여 년 전에 원추각막을 진단받았다. 안경을 착용하지만, 교정시력이 0.6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매일 읽고 쓴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노트북이 없어서 바카라은 쓰지 못할 거 같아”라는 말은 핑계가 분명하다. 바카라은 키보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가 쓴다. 준비물은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하다. 혹시나 바카라상과 노트북이 있다면 신에게 감사한 뒤 에너지를 끌어모아 열심히 써 보자. 열정이 충만하면 장비도 힘을 더 낸다. 부지런히 쓰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를 마칠 시간이다. 부업 작가가 되기 위한 루틴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시간이 나면? 쓴다.
시간이 부족하면? 쪼개서 쓴다.
시간이 안 나면? 만들어서 쓴다.
한 줄로 요약하면? 출간하는 그날까지 쓴다.

이 바카라을 읽고 루틴을 실천하면 출판계약서에 이름을 쓴다!





저의 3번째 바카라, 《태어난 김에, 바카라쓰기》에 담긴 에피소드입니다. 공개를 허락한 송현옥 대표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더블:엔 신간 《그림은 설명되지 않는다》의 출간 소식을 공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