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머리는 일곱 살, 마음은 네 살

2. 본질 : 인지와 정서의 불균형 속 진짜 채워야 할 것들.

by테라

현장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기형적으로 자라난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 같을 때가 많습니다. 머리라는 가지는 영양분을 과도하게 흡수해 무거울 정도로 크고 화려하지만 마음이라는 뿌리는 한 줌의 흙도 제대로 움켜쥐지 못한 채 위태롭게 흔들립니다.

영어나 수학 같은 인지 능력은 초등학생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일곱 살이지만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정서 능력은 네 살 꼬마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이 현장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저는 이것을 머리는 일곱 살 마음은 네 살인 아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고 부릅니다.


치열한 입학테스트를 거쳐 입학한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 양상은 매우 극단적이고 충격적입니다.

어려운 수학 연산을 암산으로 척척 풀어내고 원어민 선생님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유창하게 영어로 말하던 아이가 친구들과 자유롭게 노는 시간만 되면 아주 사소한 일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보드게임을 하다가 자신이 지게 생겼을 때, 혹은 자신이 원하던 색깔의 블록을 다른 친구가 먼저 집어 들었을 때 아이는 숨이 넘어갈 듯 통곡하며 바닥을 뒹굽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친구를 때리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자기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주저앉아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어른들이 제시하는 복잡한 지시 사항은 스펀지처럼 흡수하지만 정작 친구와 장난감을 나누어 쓰는 아주 기본적인 슬롯적 규칙 앞에서는 속수무바카라으로 무너집니다. 일곱 살의 똑똑한 뇌를 가졌지만 그 뇌가 맞닥뜨린 좌절과 실망이라는 감정을 처리할 마음의 근육은 세, 네 살 수준에서 성장을 멈춰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뼈아픈 불균형 앞에서 부모님들은 당황하고 때로는 분노합니다.

'집에서는 바카라도 잘 읽고 영어 단어도 척척 외우는 다 큰 아이가 대체 왜 밖에서는 아기처럼 구느냐'며 아이를 다그치고 혼을 냅니다. 부모님들은 아이의 뛰어난 인지 능력을 아이의 전체적인 성숙도로 착각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머리가 좋으니 당연히 감정 조절도 잘할 것이고 친구들과도 의젓하게 잘 어울릴 것이라고 굳게 믿어버리는 것입니다. 심지어 아이가 보여주는 감정적인 붕괴를 그저 우리 아이가 유독 고집이 세거나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 것이라며 적당히 포장하고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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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대지를 뜻하는 라틴어, 테라로 돌아갑니다. 생명력과 든든한 자연의 힘 안에서 마음의 씨앗을 가꾸고 내면의 회복을 돕는 교육과 심리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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