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말하시네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 것.
살면서 이런 말을 종종 들었다.
"너는 말을 참 예쁘게 한다."
"너처럼 다정하게 말하는 사람이 없어."
처음에는 그저 감사한 칭찬이라고 생각했다.
말투가 조금 부드러운가 보다.
표현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인가 보다.
그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메시지를 남겼다.
"꼼꼼한 피드백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고민하고 꾸준히 해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평범한 인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장은 예상 밖이었다.
잠시 화면을 바라봤다.
돈을 내고 강의를 듣는 수강생인 내가,
오히려 강의를 해주신 분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이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말하게 되었을까.
곰곰이 떠올려 보니,
예쁜 말을 하려고 노력했던 적은 없었다.
다만 나는,
말이 오래 남는 사람이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를
그 순간에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다시 떠올리는 사람.
그리고 그제야 생각한다.
'그 말, 기분이 나빴던 거 아니었을까.'
'사실은 화를 냈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건 아닐까.'
'왜 그때는 괜찮다고 생각했을까.'
신기하게도 내 감정은 늘 조금 늦게 도착한다.
그 순간에는 괜찮았는데,
몇시간 뒤,
며칠 뒤,
가끔은 몇 달이 지나서야
그 말이 마음을 스친다.
그리고 그제야 알게 된다.
아, 그때 나는 상처를 받았구나.
그래서 나는 안다.
말은 입을 떠나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들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을.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누군가를 배려하기 위해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 아니다.
혹시라도 내 말 때문에 누군가가 나처럼 늦게 아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을 고른다.
언젠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내 말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고,
시간이 한참 흐른 어느 날,
'그때 그 말은 너무했어.'
하며 혼자 곱씹는 사람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 마음 하나로,
오늘도 한 문장을 조금 더 천천히 고른다.
사람들은 여전히 내게 말한다.
"말을 참 예쁘게 하시네요."
하지만 나는,
예쁜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적은 없었다.
그저, 말이 얼마나 오래 사람의 마음에 머무는지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누군가가 언젠가 내 말을 떠올렸을 때,
상처보다 온기를 먼저 기억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예쁜 말을 배우기보다
다정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말은 결국,
마음을 닮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