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의도치 않게 아니 의도한 듯 반복하다.

속으로 해야 하는 말인 것 같은데 툭 하고 뱉어지는 말이 있다. 이곳에 오고 나서 요즘 더 자주 그렇게 툭하고 뱉어지는 말이 바로 '지겹다'는 말이다. 혼잣말인데 남들에게 온전히 들리는 말이라 옆 자리에 앉은 직원들은 그 말을 같이 듣게 된다. 기분이 전염된다고 해서 조심하려고 하지만 '지겹다'는 그 말이 의도치 않게 그냥 뱉어져서 나 스스로 제어가 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왜 그렇게 된 걸까? 이곳에 온 지 일 년이 넘었고 그렇게 2년 차가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과 너무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직원들과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같은 말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만드는 상황과 그렇게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순간들이 점점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더 이상 기대하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단 하루도 편안했던 기억이 없다.


막연히 힘들다는 것보다 아무 의미가 없는 하루들이 쭉 연결되는 기분이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계속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숨이 차다. 사람에게 다정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마음 쓸 여유도 없다. 말을 해도 뭔가 풀리지 않고 더 복잡하고 헛헛한 마음만 한 가득이다. 혼잣말로 '지겹다'는 말이 자동으로 뱉어지는 지금 상황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런데 모르겠다. 뭘 어떻게 해야 괜찮아질 수 있는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하는 어린 직원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좋은 게 없는 상태가 꽤 오래라서 한참을 생각해도 좋아하는 게 떠오르지 않고, 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서 일을 제외한 나머지 삶이 완전하게 삭제된 것 같다. 일을 그만두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지인이 한 마디 거들다가도 내가 일을 안 하면 더 무너지지 않겠냐며 오히려 걱정하는 상황이 씁쓸하다.


'지겹다'는 혼잣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 말을 꿀꺽 삼켜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 말자체가 내 안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 어떤 말을 혼잣말로 하게 되면 괜찮은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좋은 생각, 긍정적인 말을 하고 억지로라도 웃으면 그렇게 착각해서 그래질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것조차도 쉽지가 않다.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하면 될 거라고 하지만 그 작은 걸 꾸준히 하기엔 내가 너무 기운이 없다.


내일은 조금만 덜 혼잣말을 했으면 좋겠어. 그냥 그래졌으면 좋겠어. 부탁할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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